[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제16회 피스메이커의 날 기념 컨퍼런스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응답’이라는 주제로 12일 3시 반부터 남서울교회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김주한 기아대책 대북사업본부장이 ‘회복과 치유를 촉진하는 교류협력사업’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그는 “평화란 바로 ‘온전함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 강조했다. 이어 그는 “성서 안에 다양한 평화의 개념이 있다”며 크게 세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첫째는 야훼의 샬롬, 둘째는 예수의 에이레네, 셋째는 기업 무를 자의 책임”이라며 “세 가지 평화의 공통적 지향점은 바로 ‘회복’에 있다”고 역설했다.
특히 그는 “예수의 평화(에이레네)는 공허한 관념과 율법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며 “예수가 친히 보여준 모습은 눈물, 끝없는 사랑, 살과 피, 원수까지 사랑하는 것. 나아가 고난과 십자가”라고 강조했다. 하여 그는 “그것은 육체(사르크스)의 형태이며, 기아대책 대북사업은 예수께서 ‘말씀이 육신되었다’는 복음의 정의를 받아들여, 복음으로 평화를 이루려는 사역”이라 소개했다.
이어 그는 “너와 나의 평화, 나와 우리의 평화는 힘과 패권 통치를 넘어, 율법과 관습의 굴레를 벗어버리고 선한 사마리아 정신에서 시작된다”며 “죽어가는 자를 살리는 사마리아 정신이 바로 길바닥에서 평화를 이루는 방식 일 것”이라 전했다. 또 그는 “제사장이나 바리새인 그리고 율법학자는 선한 이웃이 될 수 없었듯, 율법으로는 평화를 이룰 수 없다”며 “그리스도의 유일한 힘은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그는 “이러한 시작을 가지고 한반도와 북한, 그리고 그 땅에서 신음하는 하나님의 백성들을 돌보아야 한다”며 “북한에 20년 전, 300만 명의 고귀한 생명이 굶어 죽어간 일을 참담한 마음으로 기억 한다”고 전했다. 따라서, 그는 “기아대책 북한사업을 섬기며, 항상 ‘기업 무를 자’의 책임을 날마다 묵상했다”고 덧붙였다.
즉 그는 “낯선 타지에서 시어머니와 굶어 죽을 수 있던 룻을 먹였던 보아스의 마음을 한국 교회는 과연 갖고 있는지”를 반문하며, “10년 만에 찾아온 한반도 화해 분위기 속에서 ‘기업 무를 자의 책임’을 하지 못한 과거를 돌아본다”고 고백했다.
이에 그는 “기아대책의 미션이란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셨고, 우리는 세상의 영적 육체적 굶주림이 종식되는 때까지 그 부르심에 응답하는 것’”임을 역설했다. 하여, 그는 “말씀의 복음을 전하기 전에 그 복음을 들을 사람을 살려 내고, 교회를 세우기 전에 쓰러져 가는 학교를 세워야 한다”며 “현재 기아 대책은 북한 땅의 굶주림 종식과 300만 명의 아이들을 먹이겠다는 비전을 품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현재 한국교회의 기도와 후원으로 밥을 나누어 먹는 아이들이 2만 명, 3만 명, 그리고 5만 명으로 매년 늘고 있다”며 “물고기와 보리떡을 상징하는 기아대책 마크가 찍힌 옥수수자루가 매달 북 땅에 들어가는 사역은 과연 하나님이 하셨음”을 고백했다.
나아가 그는 “기아대책은 ‘기업 무를 자’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북한 땅에 2억 그루의 유실수를 심어 주민들의 자립을 돕고 있다”며 “그 유실수가 굶주림 속에서 미래를 키우지 못하는 주민들에게 ‘생명나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안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현재 기아대책은 밤, 헤즐넛 등의 유실수 54만 주를 심었으며, 이를 통해 주민들이 오일, 잼 등의 가공품을 만들어 소득을 얻게 될 것”을 전했다.
끝으로 그는 “우리가 북한 주민에게 건내는 빵 한조각은 참 복음인 육체가 되신 예수그리스도의 표상”이라며 “또한 오늘 우리가 심고 가는 유실수 한그루는 에덴동산 한 가운데서 생명나무가 되어, 북한과 주민들을 회복하고 치유해 갈 것”이라 긍정했다. 아울러 그는 “협정과 선언은 정치가들이 하는 것”이라며 “다만 그리스도인들은 가장 강력한 사랑의 원자폭탄을 터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여, 그는 “남과 북이 한 끼의 식사로 연결되어 밥을 나누어 먹는 식구가 되는 날이 속히 오길 바란다”며 희망을 내비쳤다.
이날 피스메이커의 날 기념 컨퍼런스에는 전우택 연세의대 교수가 ‘용서와 화해를 통한 민족치유와 기독신앙’을 강연했고, 이규영 서강대 교수는 ‘선교통일과 평화를 위한 한국교회의 과제: 독일교회의 사례를 중심으로’를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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