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가 비박(非朴ㆍ비박근혜)주자 측과 대선후보 경선 룰 조율을 위한 논의에 본격 착수했으나 핵심 쟁점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차로 인해 난항이 예상된다.
양측이 대화의 테이블에는 앉지만 타협점 마련까지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영우 대변인은 14일 최고위원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오늘 최고위에서 당 지도부가 대선 예비주자 본인이든 대리인이든 직접 만날 것을 결의했다"면서 "대부분 최고위원이 황 대표에게 의견수렴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황 대표와 서병수 사무총장이 15일 오전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 등 비박주자 3인의 대리인들과 첫 조찬회동을 한다. 대리인으로는 안효대 의원과 권택기 신지호 전 의원이 참석하며 당에서는 김영우 대변인과 황영철 대표 비서실장도 배석한다.
이날 회동에서는 경선 룰 논의기구에 대한 협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당 지도부와 비박주자 3인의 회동일정 등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이미 김 지사, 이 의원 등과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친박 성향의 당 지도부가 비박 측과 대화에 나선 것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비박주자 측은 그간 당 지도부가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눈치'만 보면서 자신들과는 대화시도 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해 왔다.
문제는 양측이 만난다고 해도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핵심 쟁점인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한 극명한 찬반 입장은 차치하고라도 `경선 룰 논의기구'를 어떻게 가져가는가 하는 문제부터 난관에 부닥칠 공산이 크다.
황 대표가 ▲최고위에서 직접 논의하는 방안 ▲최고위 산하에 두는 방안 ▲경선관리위원회 산하에 설치하는 방안 ▲별도기구를 설치하는 방안 등 4가지 안을 제시한 가운데 비박 측은 `별도기구'를, 친박계는 `최고위 논의'를 각각 고집하고 있다.
특히 최고위 산하에 경선기획단을 설치해 쟁점을 논의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비박 측은 별도기구 아니면 절대 응할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친박은 역으로 별도기구는 받을 수 없다는 방침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어렵사리 경선 룰 논의기구에 대한 절충점을 찾는다고 해도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한 입장차는 좁히기 힘들 전망이다.
비박주자들이 대선승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해야 한다는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당 지도부와 친박 측은 절대불가 입장 속에 지역별 순회경선, 선거인단 규모 확대 정도만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실적으로 어느 한 쪽의 `결단'이 없으면 접점마련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당내에서 경선무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당직자는 "일단 양측이 대화하기로 한 만큼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면서 "양측의 입장이 너무 완강해 걱정이지만 파국을 막으려면 어떻게든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비박주자 3인뿐 아니라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더불어 박 전 위원장도 만날 계획을 잡고 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