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집중호우로 한 순간에 삶의 터전과 사랑하는 가족까지 잃어버린 절망의 현장에 따뜻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29일 서울시 자원봉사센터에 따르면 지난 27일부터 이틀간 서울 지역 호우피해 지역에서 활동한 자원봉사자는 모두 1000여명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폭우가 집중된 27일 250여명이 활동했고, 28일 저녁까지 700명에 육박하는 인력이 자원봉사 활동에 동참했다. 이어 30, 31일에도 각각 3천여명이 복구에 나설 예정이어서 참가자가 닷새 만에 총 1만여명에 이를 전망이다.
센터에 따르면 발생 5일만에 1만여명에 달하는 인원이 자원봉사에 나선 것은 사상 최대 규모다.
자원봉사자들은 산사태가 난 서초구 방배동 남부순환도로와 우면산 일대에서 토사를 제거하거나 관악구 신림동을 비롯한 침수지역에서 물을 빼내고 가구를 말리는 등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구로디지털단지역과 사당역 인근, 강남구 개포동, 금천구 시흥동 등지에서도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주로 지역 자원봉사센터 소속으로 전문경력이 있는 봉사자들 위주지만 주말부터는 일반 시민의 참여가 크게 늘 전망이다.
28일 오전에만 참가를 희망하는 문의전화가 200여통이나 걸려올 정도로 관심도가 높았다.
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주말에 자원봉사를 펼치겠다는 신청이 많다”며 “이미 토요일 자원봉사 신청이 마감돼, 일요일이나 월요일 자원봉사 시간을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도 수해복구 지원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28일부터 서울 금천구 시흥동 주민센터에 직원들을 투입, 침수된 가전제품 수리를 돕고 있다. 삼성사회봉사단은 적십자사를 통해 응급구호키트를 2500여 가구에 제공했다.
LG전자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 지역에 AS 요원을 긴급 투입하는 등 전국적으로 400여명의 AS 봉사단을 꾸렸다.
뚜레주르와 웅진식품은 빵과 음료를 지원하고 있으며, 주말부터는 이들 기업을 포함해 신한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 서울도시철도공사, 삼성카드, 삼성SDI, 삼성에스원, 현대오일뱅크 등이 동참할 예정이다.
교회와 기독구호단체, 구세군, 조계종 등 종교계도 수해복구와 이재민 지원에 힘들 보태고 있다.
우면산 산사태 지역 전원마을에 위치한 등대교회는 산사태로 고통 받는 이웃들과 아픔을 나누기 위해 이재민들에게 교회를 숙소와 쉼의 공간으로 제공했다.
구세군대한본영도 집중호우로 피해가 속출하자 긴급구호팀을 구성해 우면동 향촌마을에 급식차량과 봉사대원을 파견했고,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은 서울 우면산 일대와 춘천, 동두천 등지에 봉사단을 파견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도 폭우로 인명과 재산피해가 큰 경기도 동두천시에 14명의 긴급 구호팀을 파견해 당장 마실 물도 없어 힘들어 하는 이재민들에게 물과 라면 등을 긴급 지원했다. 구호팀은 특히 포크레인 1대와 양수기 4대를 싣고 가 수해 복구작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같은 시민과 사회단체, 재계·종교계 등 각계 각층의 지원은 소중한 삶의 터전을 잃고 신음하는 이재민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