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은 5일 전국운영위원회를 열어 비례대표 경선 부정 의혹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으나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충돌로 파행을 거듭한 끝에 전자회의를 열기로 했다.
통합진보당은 보도자료에서 "4일 오후 전국운영위를 열어 비례대표 진상보고서를 놓고 밤새도록 격론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고, 참관 당원들의 방해로 회의가 중단됐다"며 "이날 밤 전자회의를 열어 회의를 속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핵심 안건은 ▲지도부 총사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경선을 통해 선출된 비례대표 14명 총사퇴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진상조사 결과 보고에 따른 후속 조치'다.
비당권파는 표결을 통해 이 안건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당권파는 진상조사 보고서를 신뢰할 수 없는 만큼 이 안건을 통과시킬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유시민 공동대표 등 비당권파는 이날 오후 3시 국회에서 회의를 열어 해당 안건을 처리하려고 했으나 당권파 당원들이 운영위원들의 국회 출입을 봉쇄하며 저지해 회의를 열지 못했다.
그러나 전자투표가 실시된다면 전체 50명의 전국운영위원 가운데 비당권파가 과반을 넘고, 당권파 당원들이 표결을 막을 수도 없어 이 안건은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통합진보당은 4일 오후 2시부터 이날 아침 8시까지 18시간 동안 전국운영위를 열어 밤샘 회의를 열었으나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첨예하게 대립, 정회와 속개를 거듭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막말과 고성을 주고받으며 몸싸움을 벌였고, 전국운영위 의장을 맡고 있는 당권파의 이정희 공동대표는 스스로 의장의 역할에서 물러나 유시민 공동대표에 의장직을 넘겼다.
이 공동대표는 "더 이상 회의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마 공식석상에서, 의장 자리에서 말씀을 드리는 건 마지막이 되리라 생각한다"며 "어디서든 당의 통합을 단단하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회의장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