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이해찬 상임고문과 박지원 최고위원이 당내 화합을 내세우며 손을 잡았지만, 연대의 한 축인 호남 지역 의원들조차 상당수가 이들의 결합에 비판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대부분은 이제 `계파별 나눠먹기'식의 구태정치를 청산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어 이들의 표심이 향후 원내대표 경선에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가 27일 호남 지역 당선자들과 통화한 결과 전체 의원 25명 가운데 이해찬-박지원 결합에 반대하는 당선자가 9명, 찬성 4명, 중립 3명, 노코멘트 4명이었고, 5명은 통화가 되지 않았다.
광주에서는 6명의 당선자 가운데 찬성 1명, 반대 2명, 중립 1명, 노코멘트 2명이었다.
박지원 최고위원의 정치적 기반인 전남에서는 10명의 당선자 가운데 찬성 3명, 반대 3명, 중립 2명이었고, 2명의 당선자는 통화가 되지 않았다.
전북에서는 9명의 당선자 가운데 4명이 이들의 결합에 반대했고, 찬성은 한 명도 없었다. 또 2명의 당선자는 노코멘트, 3명의 당선자는 통화가 되지 않았다.
중립적인 입장을 표한 의원들 가운데 일부는 "이해찬-박지원 결합이 나쁘지 않지만, 박 최고위원이 원내대표가 아닌 당대표에 출마해주기를 원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해찬-박지원 결합을 둘러싼 후폭풍은 이날도 계속됐다.
이인영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담합이라면 그 자체로 민주당이 가야 할 가치와 맞지 않고, 연대라 하더라도 지금 이 시점에는 담합으로 비칠 우려가 농후하다"며 "비판적인 문제제기를 경청해줄 것을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남윤인순 최고위원도 "원내대표와 당대표 선출을 둘러싸고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유감"이라며 "이같은 방식은 당내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다. 재야 원로들이 권유한 건 단합이지 담합이 아니다"라고 가세했다.
당권 주자인 김한길 당선자는 "당대표와 원내대표라는 가장 높은 자리 둘을 계파간 밀실합의로 나눠갖겠다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라며 "특히 당내 여론이 불리하다고 해서 원탁회의 원로들을 끌어들이는 것은 대단히 문제"라고 지적했다.
원내대표 후보인 이낙연 의원은 문재인 상임고문이 이들의 결합을 지지한 것에 대해 "관여하지 않는 게 좋았고 관여했어도 공개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꼼수정치의 한 축으로 나오는 건 대중이 원하지 않는다. 문 고문에게 상처가 될 듯하다"고 말했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트위터를 통해 "정권교체를 위한다면 민주당의 수위라도한다는 말을 해왔고,김대중 대통령님은 마지막까지 정권교체를 위해 70 이라도 주라는 말씀! 친노 비노,호남 비호남 구도의 싸움보다는 모든 포커스를 정권교체에 두고 원내대표 경선에 참여, 지원바랍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원내대표 후보에 대한 기호 추첨을 실시했으며, 유인태 후보 기호 1번, 전병헌 후보 기호 2번, 이낙연 후보 기호 3번, 박지원 후보 기호 4번을 배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