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의 양극화가 첨예한 사회 갈등으로 문제 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의 양극화 역시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미래목회포럼이 27일 오전 서울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한국교회 양극화 현상, 그 대안을 찾다’를 주제로 해법을 모색했다.
이날 주발제자로 나선 남재영 목사(대전 빈들감리교회)는 한국교회에 양극화가 나타나는 원인으로 '교회세습'과 '성직매매'가 상호 엮여 있다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남 목사는 "한국교회의 양극화 문제는 경제성장논리와 궤를 같이해온 한국교회 성장이 낳은 신자유주의적인 탐욕의 산물”이라고 말하고, “한국교회 양극화의 본질은 한국교회의 맘몬우상숭배이고 폐해는 세습과 성직(담임목사직) 매매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재영 목사는 “한국교회에 후임목사 인사와 관련해 크게 두 가지 모습이 나타난다”면서 “하나는 재정적 형편이 좀 나은 교회에서 은퇴목사가 (후임목사 인사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후하게 은퇴 전별금을 주고 후임자를 교인들이 직접 청빙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형편상 은퇴 전별금을 주지 못하는 교회의 경우 후임자가 오히려 돈을 내고 담임목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두번째 경우가 성직매매의 일반적 형태라고 밝힌 남 목사는 “교회 크기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1억을 상회하는 가격에 (담임목사직이) 거래되고 있다”면서 “ 어떤 경우에는 은퇴목사가 더 많은 돈을 받아내기 위해 양다리를 걸치기도 하고, 성직매매를 중개하고 중간에서 수수료를 챙기는 거간꾼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남 목사는 “성직매매는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 이전까지 중대형교회들은 대부분 교회가 재원을 마련해 부목사들로 하여금 개척을 하게 하는 형태였다”며 “그런데 지금은 개척보다는 은퇴목사가 있는 교회에 일정액의 돈을 주고 부목사를 그 교회 후임목사로 보내는 것이 훨씬 더 싸게 먹힌다”고 밝혔다. 이렇게 돈을 주고 부목사를 보내는 수요자가 대형교회고, 그를 후임으로 받아들이는 공급원이 중소형교회라는 것이다.
그는 “부목사를 개척 내보낸 경우 최소한 몇 년 동안 그의 생활비를 교회가 책임져야 하는 부담도 있다. 그런데 성직매매는 적은 돈을 들여 이런 부담이 없고 뒤가 깔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남 목사는 “교회세습과 담임목사직 성직매매가 서로 관련이 없는 별개의 현상인 것 같아도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상당하게 깊은 연관성을 갖고 상호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들에게 교회를 세습하기 위해 부목사를 내보내려는 경우가 있고, 또 아들이 교회를 세습해 담임목사가 된 다음 아버지가 데리고 있던 부목사들을 내보내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이다.
그는 “교회세습과 성직매매의 메커니즘으로 보면 교회세습이 담임목사직 성직매매를 견인해나간 주범”이라고 주장하고, “너도나도 교회세습을 하게 되면서부터 목사 아들딸사위조차 없는 은퇴교역자들이 가진 상대적인 박탈감을 금전적인 보상으로 구체화된 것이 성직매매”라고 했다. 또 “실제로 공공연하게 돈으로 담임목사직이 거래되기 시작했던 시점이 바로 그 시점”이라며 “성직매매가 어느 날 갑자기 우연하게 생겨난 현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발표한 들꽃향린교회 김경호 목사는 이런 한국교회의 양극화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일명 ‘분가선교’를 제안했다.
김 목사는 “절대적으로 교인수가 감소하는 때에 개척교회를 한다는 것은 목숨을 건 행위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개척을 하지 않을 수도 없다”며 “그러므로 개인이 개척하는 형태보다 기성교회가 자기 몸을 나누는 방식으로 하는 선교야말로 지금 한국교회가 나아갈 대안적 길이며, 건강하게 상생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도농교회 상생방안”(산정현교회 김관선 목사) “작은 교회 살리기”(미래목회포럼 작은교회지원단장, 상계교회 서길원 목사) “한국교회 양극화 현상 극복을 위한 해비타트 운동”(해비타트 이창석 부이사장) 등의 발표도 있었다.
토론에 앞서 열린 예배에서는 김승연 목사(미래목회포럼 부이사장)가 설교를 전하고, 김경원 목사(교갱협 대표)와 임석영 목사(한장총 상임회장) 등이 축사와 격려사를 전했다.
김 목사는 설교에서“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선 한국교회가 초대교회의 그 모습을 회복하는 길 뿐”이라며 “목회자들이 스스로 소명과 사명을 재확인하고 말씀을 실천하며 영성을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