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남(가명·男·50대)씨는 지난 3월 한 중고자동차 매매업소에서 2001년식 싼타페 차량을 500만원에 구입했다.
하지만 차량을 받아 확인을 해보니 엔진오일이 바닥에 떨어질 정도로 엔진의 문제가 있었고, 매연도 심하게 나오는 등 성능·상태점검기록부에 기록된 내용과 실제 차량 상태가 전혀 달랐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근처 카센터에서 정밀 점검을 받아보니 정상적으로 운행이 불가능할 정도 심한 쏠림현상까지 확인 됐다.
중고자동차를 살 당시 성능⋅상태점검기록부에는 오일누유 첵크항목에 실린더헤드, 실린더블록에 '미세누유'로 표기돼 있었다. 배출가스 점검항목은 점검도 하지 않았고 조향 작동상태는 ‘양호’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체크돼 있었다.
박 씨는 성능점검 고지내용과 너무 차이가 있어 '속았다'는 생각에 중고자동차 매매업소를 다시 찾아 수리비를 보상을 요구했지만 그 업소는 이를 거절했다. 차는 몰아야하니 울며 겨자 먹기로 박씨는 자신의 돈으로 400만원 가량의 수리비를 낼 수밖에 없었다.
위의 경우 처럼 중고자동차 거래시 중고자동차 매매업자가 교부하는 중고자동차 성능·상태점검기록부의 점검내용이 부실해 소비자피해가 빈발한 것으로 나타나 중고차 구매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4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09년 1월~2012년 3월까지 접수된 중고자동차 관련 피해구제 1352건을 분석한 결과, 중고자동차 성능·상태점검기록부에 기재된 내용과 달리 차량 성능이 불량하거나 사고·침수이력이 있거나 주행거리가 축소됐다는 등의 불만이 전체의 82.0%인 1109건에 달했다.
현행법상 중고자동차 매매업자는 주요 부품에 대한 성능, 사고차량 외관 및 주요파손 부위, 주행거리 등을 점검하여 기록한 성능·상태점검기록부를 소비자에게 교부해야 한다.
하지만 점검 항목이 차령, 차종 구분 없이 획일적이고 성능점검 결과 역시 ‘양호’ 나 ‘정비요’ 등으로만 표기되어 있어 차량의 객관적인 성능상태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실제 차량상태와 성능·상태점검기록부의 차이에 대해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보상을 요구해도 중고자동차 매매업자가 보상 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처리율은 39%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원은 올해 들어 3월말까지 중고자동차 관련 피해가 127건 접수되는 등 소비자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중고자동차 구입 계획이 있는 소비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소비자원은 특히 중고자동차 구매시 ▲관인계약서를 작성 ▲특약사항은 서면으로 명기 ▲중고자동차 성능⋅상태점검기록부의 점검내용이 실제 차량과 동일한지 꼼꼼히 확인한 후 계약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