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국제·북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경제 제재 등 '압박을 극대화한다'는 내용의 대북정책을 26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북한이 4월 태양절(김일성 생일·4월 15일)과 인민군 창군절(4월 25일)을 계기로 핵실험을 강행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은 북한 핵포기를 유도하려는 목적으로 행정부는 물론 의회, 군 지휘부까지 나서 전면적인 압박하는 형세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국장 등 미국 외교안보팀이 총출동해 이날 오후 상원의원 전원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대북정책을 설명한 대북 합동성명에서 이런 의지가 확연했다.
한 시간여 동안 진행된 이날 비공개 대북 정책 설명회에서 백악관은 북핵이 미국 본토까지 위협하는 긴급한 국가 안보 현안이고 외교 안보 최우선 순위라고 규정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경제 제재 등 대북 압박을 강화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하고 동시에 대화도 병행한다는 내용의 대북 정책을 공개했다.
국무와 국방장관, 국가정보국장은 공동 성명까지 발표하고 한반도 안정과 평화적 비핵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동맹을 굳건히 방어하고 대화의 문도 열어둔다고 강조했다.
이날 설명회에선 경제 제재는 물론 테러지원국 재지정과 군사 행동까지 모든 방안들이 폭넓게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전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가 실패했다는 판단 아래 이른바 '최대의 압박과 관여'(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로 기필코 북한의 핵 포기를 끌어내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미국에서 대북정책을 두고선 행정부와 의회가 대개 이견을 보여왔으나, 이번 만큼은 일치단결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미군 지도부가 트럼프 행정부 내 외교안보팀의 합동성명 기조보다 강경한 기조의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이날 미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우리는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군사적 측면에서 모든 종류의 옵션을 갖고 있다"며 "수많은 선제타격 옵션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본토와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한 가능한 모든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힌 그는 "북한이 미국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하와이에 미사일 방어 능력을 추가로 전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하며, 이를 건의했다"고 말했다.
하와이는 북한의 미사일 공격 시 미 50개 주(州) 가운데 가장 먼저 사정권에 들어가는 곳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응해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그는 아울러 전날 주한미군이 사드 장비를 성주골프장에 전격적으로 기습 배치한 데 이어 조만간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외교안보팀이 '압박과 개입'이라는 외교적인 언어를 썼다면, 미군 지도부는 북한의 위협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서 북한을 압박하는 기색이 역력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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