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사회] '월 8% 수익과 원금을 보장한다'며 다단계나 부동산 투자 사기에서나 들어 볼 법한 투자 제안을 버젓이 하면서 200억원을 챙긴 목사가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고 합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경제 관련 연구소를 세우고 높은 배당금을 주겠다고 속여 교회 성도들을 상대로 돈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 유사수신행위 등)로 목사 박모(53) 씨와 연구소 상담팀장 김모(35) 씨를 구속했다고 지난 18일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이미 지난 2월 28일에 경찰로부터 구속기소됐더군요.
김모(50) 씨 등 18명은 목사 박 씨로부터 급여를 받고 연구소 중간 간부로 일하며 투자금 유치에 나선 끝에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고, 이들 중엔 중앙부처 공무원, 대학교수도 있었습니다. 특히 목사들도 상당수 포함됐다고 하네요.
경찰에 따르면 박 씨 일당은 2010년 1월 서울 강남에 종교적 색채를 띤 경제 연구소(복음과 경제연구소)를 설립하고 지난해 8월까지 '벤처기업 등에 투자해 월 최고 8%의 배당금을 주겠다'고 속여 교인 등 150여명으로부터 20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습니다.
박 씨는 설교 시간에 성경 말씀을 전하지 않고, 성도들에게 높은 배당금을 약속하며 투자금을 끌어모았다고 합니다.
그는 "하나님이 감동과 계시를 줘 주식투자 등을 하므로 고수익을 올려 약정한 수익금을 지급할 수 있다", "하나님 명령으로 하는 것이므로 투자를 안 하면 데려간다(죽는다)"는 식으로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설교도 했다고 하네요.
믿고 따랐던 목사의 이런 말에 성도들은 6년 동안 200억 원 가까운 돈을 냈는군요.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최고 8%의 이자를 주겠다. 이렇게 속여서 약 150여 명을 상대로 6~7년간에 걸쳐서 200억 원 상당을 자금 조달한 사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는 150여 명이지만, 경찰은 종교 단체(교회) 내부의 눈치를 보느라 신고를 못한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구속된 목사 박 씨는 신도들에게 투자금을 숨겨 뒀으니, 재판이 끝나면 돌려주겠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는데요.
박 씨는 연구소 간부들에게 월 1500만원을 차량 리스비로 줘서 독일제 최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게 하는 등 부를 과시했고 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기업이나 주식에 투자한 적이 전혀 없었고요. 수익금은 나중에 투자한 회원의 돈을 앞서 투자한 회원에게 주는 '돌려막기' 식으로 지급됐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는 개척교회 목사로 교회 개척에 돈이 많이 드니까 범죄에 손을 댄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에도 비슷한 형태로 고소당한 적이 2번 있었는데 매번 피해자들을 찾아가서 돈을 변제하고 합의해버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으로 목사의 직분을 악용해 성도는 물론 사회적 피해와 물의(物議)를 일으키는 사람이 나오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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