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국제] 미국 도널트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외교 사령탑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자신은 국무장관직을 원하지 않았지만 아내의 권유에 이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석유회사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틸러슨 장관은 지난 21일(현지시간) 게재된 첫 공식 인터뷰에서 이같은 사실을 말했다.
틸러슨 장관이 첫 인터뷰 매체로 선택한 것은 놀랍게도 주류매체가 아니었다. 바로 ‘인디펜던트 저널 리뷰(IJR)’라는 공화당 스탭 출신 인사들에 의해 설립된 보수 매체로, 미국 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오피니언 특화 매체다.
IJR은 특히 최근 틸러슨 장관의 한·중·일 동북아 3국 순방에 유일하게 함께했다. 틸러슨 장관은 언론 친화적이지 않고,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는 것도 원치 않아 IJR의 에린 맥파이크 기자 한 명만 순방길에 동행했다.
인터뷰에서 틸러슨 장관은 우선 “나는 이 일(국무장관직)을 원하지 않았다”며 “이 일을 얻고자 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왜 국무장관직을 수용했는가’라는 질문에 틸러슨 장관은 “아내가 해야 한다고 해서 했다”고 답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승리 후 내게 연락해 ‘세계’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해 만났다”며 “대화의 말미에 그가 내게 국무장관직을 제안해 너무 놀랐다(stunned)”고 밝혔다.
이어 틸러슨 장관은 “그래서 아내에게 그 제안을 전했더니 아내는 ‘하나님이 당신과 해야 할 일이 있을 것(God’s not through with you)’이라며 수락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곧 65세가 되는 틸러슨 장관은 “사실 나는 3월에 은퇴하기로 되어 있었고, 손주들과 목장에 갈 예정이었다. 손자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 했었다”며 “대통령이 국무장관직을 요청했고, 아내가 내게 확신을 주었다. 그녀가 옳았다. 나는 이 일을 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은 트럼프 정부 각료 가운데 ‘언론 기피’로 악명을 떨치는 인물이다.
그는 동북아 3국 순방에 국무부 공동취재단의 동행 취재를 배제하고 대신 기자 1명만 전용기에 태워 인터뷰했다.
앞서 일부 공개된 그 인터뷰에서 그는 전용기에 공동취재단을 태우지 않은 데 대해 “나는 언론에 대한 접근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역대 국무장관들이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많은 시간을 보낸 전통을 평가절하하면서 “그것은 내가 일하는 방식이 아니다”라고도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전임 장관들이 외교 정책의 목표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을 비판하면서, 공개적으로 하는 일을 설명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이끄는 국무부가 더 업무 수행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또 자신이 국무장관직에 관심이 없었고 트럼프 대통령을 한 번도 만나지 않은 것이 잘 된 일이라며, 자신의 경력을 내세우기 위해 정치적 이익이나 언론 활동에 관심을 가지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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