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해달라고 기도 할 수 없었어요. 그런 기도를 못 하겠더라구요. 그런데 이제는 기도해요. 그들을 위해서요."
지난해 인기 걸그룹 2NE1'을 전격 탈퇴한 후 다음달 첫 솔로앨범 발표를 앞둔 공민지(24). 하지만 그 탈퇴 배경에 대해 의문을 남겼던 그녀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공민지는 지난해 말 CBS기독교방송의 다큐멘터리 영화 '순종' 시사회에서 배우 최강희와 가진 짧은 인터뷰를 통해 가족(아버지)의 신앙과 진심으로 만나게 된 하나님과 신학생이 된 배경, 그리고 꿈꾸는 비전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그동안 전 소속사와 멤버들에게 전하지 못했던 그 말을 이렇게 털어놓은 것이다.
이 인터뷰는 서울 대학연합교회(담임목사 김형민)에서 발행하는 신앙웹진 '샤인스토리'( 2016년 12월호)에 실린 '최강희의 샤인한 인터뷰'의 내용을 발췌해 기사화 한 것임을 밝힌다.
공민지가 지난해 오랫동안 몸담은 소속사와 2NE1과 결별하기까지는 정말 마음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공민지는 이에 대해 특별한 심경을 밝힌 적이 없었다.
최강희가 같은 크리스천으로서 편하게 인터뷰를 해서일까. 공민지는 아버지의 신앙에서부터 소속사 연습생시절과 근황까지 비교적 자세하게 이야기를 털어놨다.
대대로 제사를 지내는 유교 집안에서 유일한 신앙인이었던 할머니, 그리고 중학생 때 열병을 앓다가 꿈속에서 하나님을 만나 믿음이 굳건해진 아버지. 그런 신앙적 배경의 가정에서 자란 공민지는 16세라는 어린 나이게 연습생이 됐다고 한다.
초기에는 소속사 내에 예배가 있어 그럭저럭 신앙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나중에 없어졌고, 그 무렵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속 이야기를 나눌 곳이 어디에도 없어 그냥 시키는 것, 연습만 열심히 하고 지냈다고 공민지는 말했다.
무엇보다 공민지는 또래 친구들도 없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연습생들 각자 나이 차이도 있고, 경쟁심도 있다 보니 무언가를 솔직히 다 나눌 수 가 없었던 것 같았다"고 공민지는 설명했다. 정말 어린 나이에 모든 것을 혼자 해야했던 힘든 시기였던 것이다.
그러나 정작 더 힘든 시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데뷔 이후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되면서 사람들이 자신의 외모에 대해 평가를 하기 시작하면서다.
그룹활동보다 개별활동이 이런 공민지에게 더 심적으로 부담이 되고 힘이 들었다.
"회사 내에서도 더 많은 비교로 평가가 매겨지게 되고, 듣게 되는 말들이... 그런 말들로 하지 않아도 좋았을 텐데(좋은 말로 해줬어도 좋았을텐데)... 아팠어요. 저 자신마저 제가 싫었어요."
겉으로 보이는 화려하고 멋진 모습 뒤에 이렇게 어두운 그늘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공민지는 그렇게 힘든 시간을 견딜 수 있었을까?
공민지는 어느날 CCM가수이자 찬양사역자로 활동하는 '언니' 공민영의 찬양 예배에 갔다고 한다.
바쁘게 활동하던 때는 그렇게 관심을 갖지 못했었는데., 아마도 2NE1이 활동을 멈춘 2년의 공백기간 어느 날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2014년 초쯤이 아닐까.
아무튼 공민지는 그 찬양예배에서 너무나 놀라운 체험을 한게 된다. 너무도 뜨겁게 온 힘을 다해 찬양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자신이 다니는 교회는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대부분인 장로교회라서, 찬양도 가만히 부르곤 했는데, 그곳에 가니까 너무나 많은 젊은이들이 손을 하늘로 뻗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기뻐하면서 찬양을 부르는 그 모습이 너무 놀랍고 충격적이었다는 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는 공민지는 "한 찬양을 반복하는데, 다시 부르고, 다시 부르고, 다시 찬양하는 동안 눈물이 흘러내렸다"며 "'하나님께서 정말 나를 사랑하셔서, 자기 아들까지 주셨구나. 예수님이 날 살리셨구나!’ 그런 하나님의 마음에 내 마음이 씻겨 지는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그 일 후 심경에 큰 변화가 있었던 걸까? 공민지는 2014년 한 기독교대학의 신학과에 입학해 신학 공부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공민지는 "하나님 만나고 기도했는데, 하나님께서 공부하라는 마음을 주셨다. ‘뭐를 공부해야 되지?’ 했는데, 하나님께서 찬양 아트홀을 보여주시면서 '너는 하나님의 종이다' 라는 마음을 주셨다"면서 "처음에는 이게 정말 하나님이 주신 감동인가 싶어서 다른 데를 넣었다. 사회 복지학과 이런 곳에. 그런데 다 안됐다. 그러고 있는데 백석대학교 신학과에 합격하게 된 것이다"라고 신학대에 가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실제 공민지는 신학생으로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공민지를 가르친 백석대학교 주도홍 교수(역사신학)는 자신의 SNS을 통해 "지난 학기 성실한 수업태도로 교수를 감동시킨 여러 학생들 중 한 사람이 떠오른다"며 "솔직히 나는 잘 몰랐지만, 그 유명한 걸그룹 2NE1 멤버였던 공민지다"고 밝히면서 가수뿐만 아니라 신학생으로서도 본분을 다하고 있는 공민지를 위해 "앞길을 축복한다"고 말했다.
다시 인터뷰로 돌아가서, 최강희는 공민지에게 하나님을 만나고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공민지는 먼저 '자신을 사랑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를 사랑하게 되니까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게 되었고, 용서하게 됐다"고 답했다. 아마도 그룹을 탈퇴하고 소속사를 떠나게 된 후 그들에 대한 서운한 맘이 아니었을까.
최강희가 "(그들을) 미워했었어요?"라고 공민지에게 묻자 그는 "네. 용서해달라고 기도 할 수 없었어요. 그런 기도를 못 하겠더라구요. 그런데 이제는 기도해요. 그들을 위해서요"라고 더 이상 이전의 나쁜 감정이 없이 모두 사라졌음을 털어놨다.
예전엔 하루하루가 무얼 해야 할지 모르고, 항상 같았지만 이제는 매일 매일이 감사하다는 공민지. 심지어 최강희가 먼저 연락을 해준 것도 감사하고, '관계 하나 하나가 감사하다'고까지 말했다.
하나님을 만나 진정으로 사랑과 용서를 알게된 공민지는 가족과 함께 꿈꾸는 비전이 있다고 했다. 바로 '찬양 아트홀'을 만드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공민지는 "요즘 시대 교회는 '문화가 타락했다'고 말하고, 문화는 교회를 가까이하기 싫어하고 멀리한다. 그래서 그 사이에 그들이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래서 기독교인이나 비기독교인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기독교적 세계관을 가진 아트센터를 만들고 싶어서 공민지와 가족은 매주 토요일 저녁마다 모여서 기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찬양아트홀과 함께 300용사처럼, 300명의 찬양사역자가 우리나라에 일어나게 해달라는 기도를. 그리고 그 비전을 이루기 위해 지금 공민지 가족은 댄스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고 가수나 댄서의 꿈을 가진 친구들에게 자신이 직접 노하우를 가르쳐 주고, 멘토링도 하고 있다고 밝힌 공민지.
이제 홀로서기를 앞두고 있지만 하나님 보시기에 너무나 선하고 큰 비전을 꿈꾸며 이를 위해 가족이 합심해 기도하며 노력하는 공민지에게 최강희는 이 성경구절을 전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 길을 계획 할 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잠언 16:9)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