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지 8일 만에 12일 시신으로 발견된 부산 여대생 문모(21)씨의 사인은 부검결과 익사로 밝혀진 가운데, 익사 경위와 문씨의 행적을 증명해줄 CCTV 자료나 목격자 등이 없어 사건은 미궁에 빠진 듯하다.

경찰은 실족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현장상태 등 여러 정황으로 볼 때 타살은 물론 자살 가능성까지 염두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우선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결과 사인이 전형적인 익사로 밝혀짐에 따라 일단 실족사(失足死)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문씨의 시신이 발견된 대천공원 호수는 높이 1.2m 철제 펜스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일부러 넘어가지 않는 이상 실수로 펜스 바깥에서 펜스 안 호수로 빠지기는 어려운 구조다.

일부 산책객들이 종종 철제 펜스를 넘어 호수 계단에서 쉬기도 한다는 점으로 미뤄 문씨가 펜스를 넘어갔다가 실수로 물에 빠졌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시신 발견 당시 문씨가 이어폰을 그대로 끼고 있었던 점은 의문이 든다. 이어폰을 끼고 실수로 물에 빠졌다면 본능적으로 물에서 허우적되면서 이어폰이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찰은 문씨가 대학에서 전과를 하기 위해 공부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우울증 증세가 있었다는 유가족들의 말을 토대로 자살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자살을 암시하거나 충분한 동기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어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렇다면 과연 타살된 것인가? 경찰은 문씨의 시신 인양과 함께 그의 휴대전화도 물속에서 발견해 수거했다.

하지만 문씨의 실종 5, 6일째인 지난 9일과 10일 모두 3차례에 걸쳐 문씨의 휴대전화 신호음이 인근 기지국에서 포착됐다는 점이 의문이다.

경찰은 문씨의 휴대전화 신호가 지난 9일 낮 12시18분, 같은 날 오후 5시47분, 다음날인 10일 오후 4시18분에 한 차례씩 좌동 해운대교육지원청 옥상에 설치된 기지국에 잡혔다고 밝혔다.

시신이 발견된 대천천 호수와 문씨의 아파트, 좌동초교 일대 등에서 휴대전화가 켜지면 해운대교육지원청 옥상기지국에서 신호를 잡는다.

문씨가 실종 당일인 지난 4일 밤이나 5일 새벽 사이 실족이나 자살 등 어떤 요인에 의해 물에 빠졌다면 물속에 있던, 그것도 물속에서 5∼6일이 지난 휴대전화가 신호음을 보냈다는 것인데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속의 휴대전화가 신호를 보낼 수 있는지는 기술적인 조사가 뒤따라야 하겠지만, 통상적으로 물속의 휴대전화가 신호를 보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휴대전화는 마지막으로 신호를 보낸 10일 오후 4시18분 이후에 휴대전화를 물속으로 던져진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 때문에 현재로서는 타살 가능성이 실족과 자살보다는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이 점에 방점을 두고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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