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가운데 흉기를 사용하는 비율이 크게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10일 지난해 서울가정법원·서울중앙지검·인천지검으로부터 상담위탁 보호처분 혹은 상담조건부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가정폭력 행위자 55명을 분석한 결과 칼·가위·도끼 등 흉기로 위협하거나 다치게 하는 경우가 25.5%(14명)에 달했고 밝혔다.
이는 2010년 13.3%(10명)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폭력을 휘두른 행위자는 남성이 87.3%(48명), 여성이 12.7%(7명)로 남편이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른 경우(81.9%, 45명)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혼인 기간으로 볼 경우 10-20년이 30.9%(17명), 5-10년과 5년 미만이 각각 16.4%(9명)로 나타났다.
상담소는 "특히 결혼 생활 10-20년차는 자녀 양육이 주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결혼 생활 만족도가 떨어져 부부관계가 가장 소원해지기 쉽다"고 설명했다.
대화나 취미생활로 부부관계를 재정립하지 않으면 갈등이 폭력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가정에서 벌어지는 폭력은 가부장적 사고 등 성격차이(31%, 26건)에서 비롯된 경우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부부간 불신·음주·경제갈등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부부 사이 갈등이 쌓여 흉기까지 등장해 공권력이 개입되는 경우는 상담을 통해 호전시키는데 한계가 있다"며 "폭력이 처음 발생했을 때 좀 더 빨리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