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국제] 오는 1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이른바 '동맹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또다시 직접 꺼내 들면서 취임 후 방위비 분담금증액 압박을 본격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5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서방의 집단 안보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회원국들의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또 거론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오래전부터 나토에 문제가 있다고 말해왔다. 그중 첫 번째는 시대에 뒤처진 것이라는 점"이라며 "아주 오래 전에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언급한 뒤 "두 번째로 큰 문제는 나토 회원국들이 공평한 분담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는 미국에 매우 불공평하다"면서 "나토는 내게 매우 중요하다. 내야 할 돈을 내는 곳은 5개국뿐이다. 이는 많은 수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 말은 나토의 주요 문제점 중 하나로 회원국들이 방위비를 제대로 분담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공개로 지적한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후 직접 동맹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꺼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는 사실상 나토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동맹들까지 겨냥한 것으로 풀이 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줄기차게 유럽과 아시아의 주요 동맹들이 돈을 많이 벌면서도 방위비는 쥐꼬리만큼만 낸다고 주장하면서 '정당한 몫'을 내지 않는 동맹에는 극단적인 경우 미군철수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그는 특히 한국의 방위비 문제를 거론하는 과정에서 '주한미군 인건비 50% 부담' 주장에 반박하면서 "100% 부담은 왜 안 되느냐"는 언급까지 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은 이미 국무, 국방장관 내정자의 입을 통해서도 흘러나왔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는 지난 11일 상원 외교위 인준청문회에서 방위비 분담금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모든 동맹이 그들이 한 약속을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면서 "의무를 다하지 않는 동맹에 대해 (문제 제기 없이) 모른 척할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내정자도 다음날인 12일 상원 군사위 인준청문회에서 한국과 일본이 방위비 분담금을 상당 부분 추가로 부담하지 않으면 미군을 철수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미국은 (방위)조약 의무를 유지할 때, 또 동맹 및 파트너들과 함께할 때 더 강하다"면서 "마찬가지로 우리 동맹과 파트너들도 그들의 의무(방위비 분담)를 인정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매티스 내정자는 다만 "우리는 그동안 역대 대통령과 국방장관들이 동맹들에 대해 '혜택을 공유할 때는 어떤 방위비든 공정한 몫을 부담해야 한다'고 요구해 온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동맹들과 공통의 기반을 모색하겠다"고 말해 협상을 통해 절충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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