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낳은 아기를 버려 숨지게 하는 반인륜적 사건이 또 발생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5일 PC방 화장실에서 낳은 아기를 버려 숨지게 한 혐의(영아살해 등)로 26세의 여성 J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J씨는 지난달 25일 오전 9시25분께 송파구의 한 PC방에서 게임을 하다가 진통을 느껴 화장실에서 남자 아기를 낳고 그 아기를 PC방 건물 주차장 옆 화단에 버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J씨는 지난 1월부터 출산한 날까지 송파구 내 PC방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며 온종일 게임만 했고, 출산 당일에도 양수가 터진 줄도 모를 정도로 게임에 몰입해 있었다.
문제는 자신의 끔찍한 행위에 대해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경찰은 "J씨가 게임중독 상태에서 아기를 낳아 살해·유기하는 동안 아무런 죄책감이나 감각을 느끼지 못할 정도의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변의 무관심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J씨가 출산 후 피 묻은 바지를 입고 다니며 게임을 했음에도 주변에서 이를 제지하거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은 없었다는 것이다.
J씨는 인터넷 채팅 중에 만난 남자와 동거를 하다 아기를 가졌으나 지난해 12월 임신 사실을 안 동거남이 '헤어지자'고 요구해 PC방 등을 떠돈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J씨의 경우는 빙산의 일각일뿐 게임중독에 대한 근본 원인을 해소하지 않는다면 이로 인한 사회적 문제는 계속일어날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무엇보다 게임중독의 위험성에 대한 사회적 각성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국내 첫 인터넷 게임중독 예방 민간교육기관인 '놀이미디어교육센터' 권장희 소장은 게임에 대해 "정부에서도 게임을 오락이나 문화컨텐츠라고 하는데 게임은 '사람의 영혼을 피폐(疲弊)하게 만드는 하나의 질병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 소장은 "국회와 정부가 게임을 산업적 측면에서 진흥에 촛점을 맞추고 있는데, 그보다 게임중독의 위험성을 알리고 예방을 위한 입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