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새벽에 출근해 학업과 일을 병행하면서도 소아과 의사의 꿈을 버리지 않았던 누나인데…"
미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시내 오이코스대학 총기난사 사건으로 절명한 리디아 심(21.한국명 심현주)씨의 동생 대니얼 심(19. 대학생) 씨는 3일(현지시간) 자신의 집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난 뒤 누나 얘기가 나오자 고개를 숙인 채 말을 잇지 못했다.
오이코스 대학에서 승용차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심 씨의 집에는 동생 대니얼이 같은 교회에 다니는 이웃들과 집을 지키고 있었다. 아버지 심영민(52) 씨 등 부모는 심 씨의 장례 절차 등을 논의하기 위해 외출한 상태였다.
동생은 "사건이 발생한 후 3시간여가 지난 2일 오후 2시께 아버지로부터 휴대전화를 통해 누나의 사고소식을 전해 들었다"며 "수화기를 통해 아버지가 한국 말로 '힘내'라고 말했으나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심 씨의 동생은 집에 서둘러 돌아와 보니 어머니 영순(51)씨가 오열하고 있었지만 믿을 수가 없었다고 전하면서 허공만 쳐다봤다.
그는 "누나를 마지막으로 본 것이 사고 전날인 일요일(1일)로, 함께 교회에 갔다 왔다"면서 "하지만 사고 당일 아침에는 누나가 일찍 등교했기 때문에 보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동생은 "누나가 거의 매일 아침 6시께 오이코스 학교에 등교해 간호학과 공부를 한 뒤 오후 4시부터 4시간 인근 안과에서 의사의 비서로 일해 왔다"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일을 해오면서도 아이들을 너무 좋아해 장래에 꼭 소아과의사가 되겠다고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동생 대니얼은 "형제가 남매 밖에 없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항상 붙어 다녔다"면서 "누구보다 사랑스럽고 친절했으며, 무엇보다 아이들을 사랑하고 다른 사람을 돌보는 것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헤이워드 침례교회에 다니는 이웃으로, 심 씨의 부모를 대신해 집을 지키고 있는 오활란(49) 씨는 "늘 동생을 챙기는 착한 딸이었다"며 "앞으로 한 달 정도면 간호학과 과정을 끝낼 수 있다면서 부모들이 대견스러워했었다"고 전하면서 눈물을 글썽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