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일 개국한 종합편성채널이 4개월을 맞았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에 이은 또 다른 4개 종합편성채널 개국은 많은 국민들의 기대감을 갖게 했다.

TV조선(조선일보), JTBC(중앙일보), 채널A(동아일보), MBN(매일경제) 등 4개 종합편성채널을 허가한 방송통신위원회는 국민들이 다양한 채널을 선택함으로써 여론다양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고, 언론시장 활성화, 광고 활성화, 일자리 창출, 글로벌 미디어의 경쟁력 강화 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명박 정권과 보수신문 조중동매는 이런 환상적 전망으로 종편채널 허가와 개국을 재촉했다.

당시 종편 허가에 대한 특혜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철저히 무시됐다. 당시 MB멘토라고 불린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밀어붙이기식으로 4개 종합편성채널을 허가했고 개국을 이끌었다. 최시중 전위원장의 무리한 종편 허가와 개국으로 현재 불법 특혜 의혹이 끊이질 않고 있다.

4개 종합편성채널들은 개국 이후 엄청난 돈을 투자해 연일 자사 홍보에 열을 올렸다. 미디어렙을 통해 직접 광고 영업을 했고, 방송발전기금분담금도 2년간 유예 해주는 특혜를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4월 1일 개국 4개월을 맞은 종합편성채널 성적표는 초라하기만 하다. 현재 4대 종합편성채널 시청률을 모두 합쳐도 1%(정확히 1.3%대)대에 머물고 있다. 종편 각각 0.3~0.4%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한마디로 시청자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있는 것이다.

방송의 질도 문제였지만 재방송, 재재방송에다, 프로그램을 자주 바꾸는 수시편성, 시청자들과 약속한 프로그램의 조기종영, 빈약한 콘텐츠 등이 시청률 하락의 원인이 됐다. 예를 들어 < TV조선 >이 100억의 투자비용을 들어 야심작으로 내놨던 간판 드라마 ‘한반도’가 2%도 못 미친 시청률 때문에 조기 종영했다. 24부작으로 계획했던 야심찬 프로그램이 시청률 하락으로 18회로 조기 마무리했다. 4개 종편 20여 프로그램이 조기 종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편은 편성과 프로그램을 자주 바꿈으로 인해 시청률 하락은 물론, 외주제작사들에게도 피해를 입혔다. 외주제작사들은 초기투자비용, 세트비, 인건비 등 많은 제작비를 투자했다. 종편의 일방적 조기 종영의 부담은 고스란히 외주제작사의 몫으로 남게 됐다. 실제 외주제작사협회가 반발해 성명까지 발표한 상태다. 이들은 생존권 사수를 위해 법적 책임과 제작거부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이런 문제는 지상파에 비해 종합편성채널이 외주 제작에 의존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기에다 광고주의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종편의 저인망식 약탈적 광고료 탐욕 행위도 문제였지만 4개 채널 합쳐도 2%에도 못 미친 시청률을 보면서 광고주의 마음이 편할 이가 없다. 시청률은 광고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종편 광고비는 지상파 광고료의 70% 정도였다. 케이블이 지상파 광고료의 10%대임을 감안하면 너무 비싸게 광고료를 받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예상 시청률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니 기업 광고주의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작년 12월 개국 초기 종편의 광고수익이 320억인데 비해 현재 80억대로 떨어지고 있는 현상은 이를 잘 반증하고 있다.

광고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전망이 빗나가고 있는 것이다. 19대 국회가 개원하면 이런 종편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한 정부 관련자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미디어행동 등 언론운동 단체들은 MB방송을 만들기 위한 방송통신위원회의 무리한 종편 허가가 가장 문제였다고 보고 있다. 언론운동 단체들은 이렇게 가만두면 4개 종합편성채널 중 부채로 인해 문을 닫거나 보도채널로 바꾸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4개월을 맞은 종편은 재방송과 재재방송 등의 수시편성과 수시 프로그램으로 인한 시청률 저하로 인한 광고료 하락을 가져 왔다. 이로 인한 외주제작사의 고통만 안겨줬다. 더욱 국가 정책적 지원의 명분도 없는 종편의 불법 특혜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무리한 방송정책이 국민의 불만을 야기하고 있는 셈이다. 19대 국회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사찰과 더불어 종편을 허가하고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던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해 청문회를 열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글ㅣ한국인터넷기자협회

※ 사외(社外)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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