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꼬방동네 사람들'의 실제 모델이자 일평생 빈민운동에 힘써 온 허병섭 목사가 71살을 일기로 27일 오후 4시30분 패혈증으로 별세했다.
허 목사는 1941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나 한신대학교롤 졸업, 1970년대 빈민선교단체(1974) '수도권 특수지역 선교위원회' 활동을 하며 동대문구 신설동 꼬방동네에서 빈민 사역을 시작했다.
유신 시절에는 여러 차례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1976년에 그는 하월곡동 달동네에 '동월교회'를 세우고 1982년에는 교회 안에 탁아소 '똘배의 집'을 만들었다. 당시 '똘배의 집'은 국내 최초의 탁아방이었다.
1988년에는 목회자의 직분을 버리고 공사판 미장이로 활동했으며 1990년 노동자 공동체 '건축일꾼 두레'를 만들어 노동자 협동조합 운동에 힘썼다.
이후 1996년에는 전북 무주로 귀농해 친환경 농법으로 농사를 지으며 생태공동체 운동에 매진했다.
그는 1999년 3월 생태주의 교육을 위해 대안학교 '푸른꿈고등학교'를 개교했으며 2003년에는 최초의 대안대학 녹색대학도 운영하며 후진을 양성했다.
고인은 2009년 1월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부인 이정진(64)씨를 돌보던 중 자신도 '상세불명 뇌손상'을 진단 받아 3년 이상 혼수 상태로 투병생활을 해왔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정진씨와 미라·기옥·현옥씨, 아들 동섭씨가 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은 29일 오전 10시, 장지는 마석 모란공원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