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비대위 참여 교단들이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별도로 부활절연합예배를 열겠다고 밝힌 가운데,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같은 날 성명서를 내고 '연합 해치는 불법적 행동'이라는 입장을 표명하는 등 부활절연합예배로 또한번 교계가 시끄러울 것으로 보인다.
부활절연합예배는 지난 2006년 이래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의 공동 개최로 매년 부활절 새벽 열리고 있다. 한국교회 대표적인 두 연합기관의 교회일치위원회가 번갈아 가며 주관하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NCCK 주관으로 열려 올해는 한기총이 주관할 차례다.
비대위 측은 기자회견에서 “부활절연합예배는 1월부터 준비를 해야 하는데 한기총 정기총회가 2월 14일에 열렸기 때문에 한기총과 NCCK의 이름을 모두 내리고 올해는 교회연합으로 예배를 드리기로 했다”며 “한기총과 계속 함께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들은 NCCK 주도가 아니라고 했지만, 관련 질문에서 전병금 NCCK 교회일치위원장이 “2월 초까지 한기총이 정비되지 않아 별도로 준비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혀 사실상 NCCK가 주도했음을 시사했다.
이들은 예배 장소는 정동제일감리교회(담임 송기성 목사)이며, 설교는 장종현 박사(백석학원 설립자)가 맡는다고 밝혔다. 또 설교자 선정에 대해서는 “교단 안배 차원에서 백석에 위임해 선정됐다”며 “장종현 박사는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신학자이자 목회자”라고 설명했다.
교단 연합과 NCCK의 기자회견에 대해 한기총은 성명을 통해 “‘2012년 부활절 연합예배’ 준비는 첫 모임부터 연합보다는 파행의 성격이 짙었다”며 “‘부활절 연합예배 준비위원회’의 구성은 한기총과 NCCK의 회원교단 총무들과 교회일치위원장이 모여 조직을 구성하고 예배순서를 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2011년 말 한기총 정기총회와 대표회장 선거로 인해 어수선한 틈을 타 한기총에는 일절 협의가 없이 ‘2012년 부활절 준비위원회’ 가 만들어졌고 그 조직 또한 NCCK 교회일치위원장과 실무자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한기총은 “한기총은 공동 주최 단체인 NCCK에 3월 5일자로 공문을 보내 부활절 연합예배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NCCK의 공식적인 입장을 요청하였으며 수 차례 지도자들을 만나 예년과 같이 함께 할 것을 요청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부활절 연합예배 장소로 여의도순복음교회로 할 것을 한기총과 NCCK 지도부가 합의(광고가 나가기 전날 NCCK 지도부 이영훈 목사와 김영주 총무가 통화해서 합의함) 결정하여 국민일보 광고에 기재하였으나 그 후 동일한 장소를 ‘2012년 부활절 준비위원회’가 광고를 접한 후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에 요청하는 등 혼란을 초래하여 지금은 예배장소로도 사용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한기총은 “지금에 와서야 기자회견으로 그 답변을 들었다”며 “분명한 것은 금일 오전에 2012한국교회부활절준비위원회가 했던 기자회견 역시 원칙에 어긋난 불법적 행동이었으며 그러한 행동이 연합을 해치는 것밖에 되지 않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한기총은 “이제 한기총과 NCCK가 얼마 남지 않은 부활절 연합예배를 공동으로 주최하고 한기총이 주관하여 ‘2012년 부활절 연합예배’를 준비해야 한다”며 “부활절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원칙을 지키고 철저히 준비하여 예배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006년 이전까지 부활절연합예배를 주관해왔던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위원회(이하 한부연) 전 사무총장 한창영 목사는 이에 대해 “처음부터 이러한 상황을 우려해서 한기총과 NCCK가 부활절연합예배를 공동 개최하는 데 대해 반대했었다”며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부활절연합예배를 분열시키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