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스포츠] 인간대표로 나선 바둑 프로기사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를 상태로 3연패 이후 귀중한 첫 승리를 거두었다.
이세돌 9단은 13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4국에서 승리했다.
그동안 '세기의 대국'에서 알파고가 내리 3연승을 거두며 이세돌 9단이 단 1승도 거두기 힘들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세돌 9단이 네 번째 맞대결에서 드디어 알파고를 꺾었다.
지금까지 대국 가운데 가장 길었던 4시간 44분의 대국, 180수 만에 알파고에 불계승을 거뒀다.
이 9단은 앞서 세 번의 패배를 경험하며 깨달은 알파고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알파고는 앞서 볼 수 없었던 악수를 여러 차례 놓으며 자멸했다.
이세돌 9단은 바꿔치기를 통해 판세를 이끌었고 중앙 전투에서 승기를 잡았다. 이 9단은 알파고의 돌을 잡은 대가로 잡힌 자신의 돌을, 묘수를 통해 탈출시킨 셈이다.
이후부터는 알파고가 악수를 잇따라 두면서 국면은 점점 이 9단에게 유리해졌다.
알파고는 슈퍼컴퓨터 1,202대를 연결한 최신 알고리즘 기술로 무장한 인공 지능이지만, 이세돌 9단이 순수 인간의 힘으로 알파고를 무너뜨리며 '인간 승리의 드라마'를 일궈냈다.
이 9단은 이날 대국 후 기자회견에 와서 환한 미소를 보이며 "이번 경기를 하기 전에 5대 0, 4대 1 이런 얘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3대 1로 앞서고 있다면 한 판을 진 것이 아프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든다"며 "3연패를 하고 1승을 하니까 이렇게 기쁠 수가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세돌 9단은 또 알파고의 약점 두 가지를 설명했다. 첫째로 알파고가 흑돌을 잡았을 때 더 어려워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고, 두 번째로 상대가 생각지 못한 수를 놨을 때 버그 수준으로 대처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9단은 "마지막 대국에서 알파고에게 백돌을 양보하고, 자신이 흑돌을 잡고 이기고 싶다"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이세돌 9단이 회심의 1승을 거두면서 15일 열리는 마지막 5국에 대한 관심도 다시 뜨겁게 불붙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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