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의 김도훈PD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주에 해품달 마지막 두 회가 전파를 탄다"며 "지난주 파업 참여로 결방이 되면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글을 남겼다.
지난 5일 김PD의 MBC 총파업 참여로 당시 '해품달' 촬영이 중단됐으며 7, 8일 방송예정이던 19, 20회는 결방돼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됐다.
이어 김PD는 "파업과 '해품달' 촬영이라는 두 가지 길 사이에 서서 가혹한 선택의 기로에 있었으며, 너무나도 괴로운 심정으로 한 주를 보냈다"며 "방송을 잘 마무리하는 것도 자신의 의무라고 생각해 촬영장에 복귀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PD의 트위트 전문이다.
이번주에 해품달의 마지막 두 회가 전파를 탑니다. 지난주 저의 갑작스런 파업 참여로 결방이 되면서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킨 점,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 드립니다.
어떤 행동을 하든 욕을 먹을 수밖에 없었던 입장으로 인해 저는 잔인하리만큼 가혹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었으며, 너무나도 괴로운 심정으로 한 주를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를 둘러싼 여러 입장이 난무한 탓에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았으나, 고민 끝에 저는 그 누구의 길도 아닌 저의 길을 가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우선 제가 속한 MBC 드라마 총회와 노동조합의 결정을 존중하여 촬영장에서 철수하였습니다. 그 대의를 따르는 것은 소속원으로서 저의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저에겐 또다른 의무가 있습니다. 바로 해품달을 잘 만들어 시청자 여러분께 전달해 드리는 것입니다. 비록 한 주 결방이 되었지만 해품달을 영구 결방시킬 수는 없었습니다.
저의 촬영장 복귀는 이런 고민 끝에 내려진 개인적 결단입니다. 이번주 해품달은 무사히 최종회가 방송될 것이고, 저는 이후 다시 파업 현장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이런 저를 두고 이중적이라 욕하더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저에게 다시금 똑같은 선택의 딜레마가 주어진다 해도 저는 같은 선택을 할 것입니다.
촬영장을 떠나며 언급했듯 책임을 회피하는 비겁자가 되진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께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다만 이제껏 그러하셨듯 정치적 이슈나 소동에 얽매이지 말고 즐겁게 해품달을 시청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간 시청자 여러분이 마음에 품었던 해품달의 주인공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사랑과 인생을 마무리하는지 꼭 지켜봐주십시오.
모쪼록 마지막까지 여러분이 가슴에 품을 수 있는 드라마가 되길 조심스럽게 희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