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연쇄 테러의 공범 존재 가능성에 대한 용의자의 주장과 현지 경찰의 예상이 엇갈리고 있다.
25일(현지시각)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테러 용의자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빅(32)은 이번 사건에 공범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노르웨이 경찰 당국은 그의 진술이 신뢰성이 낮다고 판단, 단독범행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테러 용의자 브레이빅은 이날 오슬로 시내 법원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첫 심리에서 자신이 추종하는 '성전 기사단' 조직에는 2개의 소규모 조직(cell)이 더 있다며 공범 존재 가능성을 암시했다.
또한 자신은 무기징역을 받겠지만, 이들 두 소규모 조직이 여전히 공격을 개시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노르웨이 수사 당국은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절대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단독 범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크리스티안 하틀로 검사는 다른 사람이 테러에 개입됐을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들은 현재 브레이빅과 외국 세력 간의 연계 가능성을 조사하고는 있지만, 자신 외 '소규모 조직'들이 테러에 가담했다는 그의 주장은 신빙성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2명의 법의학 정신과 의사들이 이날 브레이빅에 대한 정신 감정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하틀로 검사는 밝혔다.
그는 또 브레이빅이 수사관에게 자신은 절대로 석방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며, 너무나도 침착해 "이번 사건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브레이빅의 변호사는 그가 법정으로 들어가는 도중에 "화가 난 노르웨이 인들의 총에 맞아 죽을 것"이라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반(反)이슬람, 반이민 정서를 옹호해왔던 유럽 전역의 극우 정당 및 단체들은 이번 사건으로 자신들이 정치적인 타격을 받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벨기에의 네덜란드어권(플레미시) 극우정당인 VB당은 "정치적 경쟁자들이 우리를 살인자와 테러범들과 묶어서 취급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런 자들과 엮이고 싶지 않다"고 우려했다.
선언문에서 브레이빅의 칭송을 받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도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브레이빅이 '기독교 근본주의자'를 자처한 데 대해 세계 개신교 대표단체인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울라프 트비트 사무총장도 "이러한 행위는 결코 우리의 기독교 신앙과 기독교적 가치를 보여줄 수 없는 것"이라며 이번 테러와 기독교를 결부하는 것은 '신성모독'이라고 비난했다.
세계복음연맹(WEA)도 노르웨이 테러 사건은 하나님의 선에 전적으로 반대되는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WEA 협동총무 고든 쇼웰-로저스 박사는 이번 사건에 대한 성명에서 “우리는 용의자가 기독교 신앙을 주장하고 있다는 보도들을 읽고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기독교인들은 전 세계에서 종교적 폭력을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비판해 왔다”며 용의자의 사고와 행동은 기독교인의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