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사회] 인천국제공항 화장실에서 29일 발견된 폭발물 의심 물체에서 아랍어로 된 '경고성 문구가 담긴 메모지'가 함께 발견되면서 용의자 신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등 테러 조직의 소행일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관련 전문가를 통해 메모지를 면밀히 분석하기로 했다.
인천국제공항경찰대는 30일 브리핑을 열고 전날 공항 1층 남자 화장실에서 확보한 폭발물 의심 물체가 부착된 종이상자 안에서 메모지가 발견됐다며 "메모는 문법이 틀린 아랍어로 돼 있다"고 밝혔다.
메모지에는 "당신에게 주는 마지막 경고다. 알라(신)가 처벌한다"라는 글자가 아랍어로 적혀 있지만, 손으로 쓴 글씨가 아닌 컴퓨터로 출력한 A4용지 절반 크기였다.
경찰은 아랍어 문법이 틀린 점으로 미뤄 컴퓨터 자동번역기나 아랍어 비전문가가 작성한 것으로 보고 모방 범죄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IS' 등 테러조직과의 관련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그 가능성은 현저히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성채 인천국제공항경찰대장은 "요즘 테러단체들이 주로 사용하는 단어는 코란 경전을 인용한다"며 "'신이 원하신다면 신이 이뤄줄 것이다'와 같은 (경전) 내용이 전혀 없고 문법도 맞지 않아 컴퓨터 번역기로 출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형사 50여명으로 수사전담팀을 꾸리고 폭발물 의심 물체를 설치한 용의자를 쫓고 있다.
또 폭발물 의심 물체가 발견된 남자화장실 인근 등 공항 내 폐쇄회로(CC)TV 80여개를 집중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화장실이라는 특성상 내부에 CCTV가 설치돼 있지 않고 폭발물 의심신고가 접수된 전날 오후 4시를 전후해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나온 공항 이용객이 많아 용의자 특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또 현장에서 발견된 휴대용 부탄가스와 라이터용 가스를 정밀 감식해 구입 경로를 파악하고 공항 관계자 등을 상대로 탐문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전날 오후 4시쯤 “인천공항 1층 C 입국장 옆 남자 화장실에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체가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특공대와 폭발물처리반(EOD)을 화장실 좌변기 위에서 가로 25cm, 세로 30cm, 높이 4cm 크기의 종이상자를 발견했다.
종이상자 겉 부분에는 부탄가스 1개, 라이터용 가스통 1개, 500ml짜리 생수병 1개가 테이프로 감겨 조잡한 상태로 부착돼 있었다.
경찰이 종이상자를 해체에 내용물을 확인한 결과 기타줄 3개, 전선 4조각, 건전지 4개가 담겨 있었다. 또 브로컬리, 양배추, 바나나껍질도 발견됐다.
한편 경찰은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형사 50여명이 포함된 수사전담팀을 꾸려 용의자를 쫓고 있다. 경찰은 인천공항 C 입국장 옆 남자화장실 인근과 출입구의 90여대 CCTV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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