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지민호 기자] 워싱턴주가 트랜스젠더(성전환자) 화장실 정책을 주 전역에서 실시하는 첫번째 주가 됐다. 주 정부는 트랜스젠더 개인이 생물학적 성(性)에 따라 만들어진 공공 화장실이나 샤워실, 또는 옷을 갈아입는 라커룸을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을 불법으로 하는 새로운 규정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주 인권위원회는 성탄절 다음 날인 지난 해 12월 26일 8명 이상의 직원을 둔 회사나 단체에 대한 '성별 분리 시설' 규정을 추가함으로 기존의 인권 보호법(human rights code) 명확하게 했다. 인권위원회의 가이드라인에는 해당 회사나 단체는 개인의 성별 정체성과 일치하는 시설에 대한 접근과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쉽게 설명하면, 자신을 여성이라고 인식하는 트랜스젠더(생물학적으로는 남성)이 여성 화장실이나 샤워실, 라커룸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해당 회사나 단체는 개인에게 자신의 성별 정체성과 일치하지 않는 시설을 사용하는 것을 강제해서는 안 된다. 자신을 여성이라고 인식하는 트렌스젠더(생물학적으로는 남성이 여성 화장실 이용을 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줘서는 안 된다는 것. 아울러 가능하면 해당 회사나 단체는 자신의 생물학적 성과 반대되는 이들이 자신이 이용하는 시설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고객이나 손님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시설이나 성별 중립 시설을 이용하도록 알려주도록 하고 있다.
심지어 생물학적 남성의 여성 화장실 사용, 생물학적 여성의 남성 화장실 사용도 허용하고 있다. 사실상 생물학적 성에 따른 화장실 이용이 무의미해진 것이다. 그러나 성별 정체성이 아닌 행위에 기초해서는 시설을 특정 개인이 이용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성추행이나 성폭력 등의 행위가 있는 사람은 이용을 금지할 수 있다는 것.
학교와 교육청 등에 대한 조항도 포함하고 있는데,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성별 정체성과 일치하는 화장실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 아울러 트랜스젠더 학생의 사회적 통합과 평등 기회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트랜스젠더 학생들이 케이스에 따라 라커룸에 접근하는 것도 허용해야 한다. 트랜스젠더 학생이 이상하게 낙인찍히지 않도록 트랜스젠더 학생들에게 안전과 편안함도 제공해야 한다.
가족정책협회(Family Policy Institute) 워싱턴 지부의 조셉 백홈(Joseph Backholm)은 자신의 블로그에 새로운 규정에 대해 "미국에서 첫 번째로 주 전역에서 기업 등에 대해 자신의 성별에 대해 혼돈을 느끼고 있는 고객들에 대해 협조하라고 강제하고 있는 명령"이라면서 "새 규정은 회사나 학교들을 상대로 자신들의 성별에 따라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로 인해서 별도의 시설이나 성별 중립 시설을 만드는 것을 구체적으로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초로 주 전역에 걸쳐 발효되는 이 법은 성별 분리 화장실을 평등을 모욕한다는 프레임에 가두려고 하는 최근의 경향의 일부"라면서 "지금까지는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그레이엄 헌트(Graham Hunt) 주 하원의원(공화)은 해리티지재단 산하 언론인 데일리 시그널(Daily Signal)에 "워싱턴주 인권위원회는 트랜스젠더 시설 정책을 매우 조용히, 주 의회의 레이더망에도 걸리지 않고 통과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나는 불법 공모에 놀아나는 것을 혐오한다"면서 "하지만 이것은 거의 사적으로 이뤄져왔다"도 덧붙였다.
인권위원회의 이번 트랜스젠더 시설 규정의 도입은 피에르 카운티(Pierre county)와 키트삽 카운티(Kitsap county)의 YMCA 시설에 트랜스젠더 접근을 둘러싼 논란이 일어난 후 일어났다. 피에르 카운티와 키트삽 카운티의 YMCA는 압력을 받은 후 지난 해 12월 중순부터 성별 정체성에 따라 라커룸 이용을 허용하는 새 정책을 도입했다.
헌트 의원을 포함해 주 의회 의원들은 이 달 내 모임을 갖고 주 전역에서 트랜스젠더 시설 정책을 도입하려는 비선출직 위원회의 시도에 대해 맞서 싸우는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그는 "나는 트랜스젠더 정책을 남용하거나 악용해 접근하지 말아야 할 시설에 접근하는 이들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로부터 이메일을 받아왔다"며 "대부분의 트랜스젠더들은 잘못된 이유로 시설에 접근하려 하지 않는다고 믿지만, 조심해야 하며, 이를 악용하려는 이들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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