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검찰청 강력부는 28일 김성현(23) 선수를 체포해 조사한 결과 김 선수가 프로야구 경기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김 선수는 25일 같은 혐의로 구속된 브로커 김모 씨(26)와 짜고 프로야구 경기에서 ‘첫 이닝 볼넷’을 던지는 등 경기를 조작해 사례금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김 선수와 브로커 김 씨는 고교 야구부 선후배 사이다.
검찰은 김 씨로부터 “2011년 시즌 초 김 선수와 같은 팀 박모 선수(26)에게 각각 5~6차례 승부 조작을 제안해 선수당 2번씩 경기 조작에 성공했다"며 "사례금으로 1600만원(경기당 최대 500만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김 선수와 브로커 김 씨를 상대로 대질신문한 결과 경기 조작 개입 여부와 조작 경기수 등 김 선수의 혐의 내용 상당 부분을 확인했다.
한편 LG구단측은 "검찰 결과를 좀 더 지켜보고 결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LG 구단은 결백을 주장하는 김 선수의 말을 믿고 "경기조작설은 사실무근이다"는 보도자료를 낸 바 있다. 그러나 김 선수가 체포되면서 '정도 경영'을 내세운 LG 그룹의 이미지에도 적잖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오릭스와 연습경기를 앞두고 일본 오키나와에서 훈련 중인 LG선수단은 김 선수의 체포 소식에 가라앉은 분위기다. 박현준 선수(26)는 검찰 소환 때문에 29일 오후 급거 귀국했다. 검찰은 프로배구 승부조작 및 개입 혐의로 브로커 진모(29) 씨도 조사 예정이다.
2008년 데뷔한 김성현 선수는 처음으로 현대에 입단했다. 당시 내부 사정상 팀은 해체됐고, 김 선수는 다른 계약서에 사인을 해야만 했다. 김 선수는 대구고 1학년을 마치고 전학하는 과정에서 야구협회 규정상 6개월 동안 출장정지를 당했다. 어린 나이에 굴곡 많은 시기를 거쳤지만 그는 "40세이브로 신인왕을 하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경기조작 혐의로 프로야구 현역 선수가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