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요한계시록을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 참 난해한 주제임이 틀림없다. 개혁주의설교학회(회장 정우홍)가 30일 이 주제를 놓고 '제7회 설교학 학술대회'를 열었다. 신학자들은 한결 같이 계시록을 터부시하거나 묶어두지 말고, 설교자가 적극적으로 성도들에게 가르칠 것을 종용했다.
이우제 교수(백석대 설교학)는 "삶을 변화시키는 요한계시록 설교를 위한 고찰: 목회자, 신학자, 시인으로서의 설교자 정체성을 중심으로"란 제목으로 발제하면서, "성경은 신자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책으로 계시록 역시 삶의 변화를 위해 기록됐다고 봐야한다"면서 "안타깝게도 건전한 신학에 근거한 정통교회들로 갈수록 계시록은 침묵의 책으로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계시록을 통해 회중의 삶을 변화시키려는 설교자가 목회자와 신학자, 그리고 시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하고, "이를 통해 설교의 목적과 내용, 형식이 동시적으로 고려 될 때, 계시록의 말씀을 통해 바벨론 같은 어두운 세상 가운데 하나님 나라의 정신으로 변화된 삶을 살아가는 자들이 교회 안에 그 수가 더해질 것"이라 했다.
특히 그는 "설교자들이 더 이상 계시록을 처녀림으로 남겨둬서는 안 되고, 그 어떤 다른 성경보다도 친숙하고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책이 되어야 한다"면서 "계시록을 특별한 신학자나 목회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일반 성도들이 수시로 입산할 수 있는 책이 되도록 설교하고 가르치고 적용하는 일에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이상웅 교수(총신대신대원 조직신학)는 "새 하늘과 새 땅"(계21~22장)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종말론과 관련된 미혹이 심한 말세지말에 사역하는 개혁주의 목회자들은 개혁파 종말론, 개혁주의적인 요한계시록 해석학과 주석학을 잘 연마함으로 설교자 자신이 충분한 준비 위에 확신을 갖고 회중들에게 쉽고 분명하게 종말론적 진리를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물론 처음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계시록이 '열쇠를 잃어버린 자물통'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이미 앞선 선배들의 노작들을 참고하면서 연구와 준비에 매진한다면 계시록의 세계가 열리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 이야기 했다.
송영목 교수(고신대 신학과 신약학)는 "요한계시록을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란 주제로 발표하면서, "계시록이야말로 하나의 해석 방법을 택해 반드시 연속 강해 설교를 해야 할 성경"이라며 "한 본문만 설교하고 중단한다면, 청중의 호기심과 오해만 불러일으키는 데서 그치기 십상이기 때문"이라 했다. 그는 "계시록의 역사적 배경을 충분히 설명하고, 요한이 사용한 언어가 그레코-로마 세계의 현실과 어떻게 연결되는가를 설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송 교수는 계시록이 구원(위로)과 심판(책망), 윤리(세상 변혁적 제자도)를 설교하기에 적절한 성경이라 말하고, "성경의 결론인 계시록의 두꺼운 상징은 설교자에게 해석에 어려움을 주지만, 자기 백성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속히 역사하시는 하나님 구원과 심판은 동전의 양면이며 그 분의 통치 방식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면서 "성도는 심판으로부터 하나님을 경외함을 배우고, 구원으로부터 자유와 감사를 배운다"고 했다.
특히 송 교수는 "'한국교회 미래의 현재'라 불리 우는 청소년 복음화 율이 4% 미만인 한국교회가 급속한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는데 계시록을 통해 교회의 승리와 천국 확장을 설교하는 것이 적합한지"를 묻고, 이러한 현실일수록 "오히려 성도가 복음과 사죄의 은총과 순교적 각오로 살도록 독려해야 할 것"이라 했다. 그는 "계시록에 장밋빛 낙관주의란 없다"면서 "세상의 천국화는 성도가 복음과 그리스도를 위해서 당하는 괴로움을 기뻐하고(골1:24) 죽을 각오가 되어 있는가에 달려 있다"(행20:24)고 이야기 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3인의 발표 외에도 정우홍 교수(학회장)가 "속히 오리라"(계22:20)라는 주제로 기조발표를 했으며, 한근수, 문연철, 김만경 박사 등이 설교의 실제를 박성원 박사가 논문발표를 했다. 또 이몽룡 윤용현 김천일 김삼문 박사 등이 논평자로 수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