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경찰은 집회에 나선 시민들을 상대로 무차별적 폭력을 행사하였다. 그 과정에서 경찰의 직사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농민 백남기(68)씨가 지금 생사기로에 놓여있어 보는 이들을 안타까운 심정을 넘어 분노케 하고 있다. 기독교방송(이하, CBS) <김현정의 뉴스쇼>는 당시 경찰당국의 무차별적, 폭력적 시위진압 상황을 정확하게 알리기 위해 쓰러진 백남기 씨를 부축했던 농민 A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방송 후 서울경찰청 보안수사대 소속이라고 밝힌 경찰이 제작진에 전화를 걸어 “그 사람이 진짜 목격자 맞느냐”, “A씨를 만날 수 있게 해달라”는 등 A씨의 신상명세를 요구하며 “직접 방송사로 찾아 가겠다”며 제작진에게 압력을 행사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자행했다.
언론사의 취재원 보호는 가장 기본적인 취재윤리이자 언론이 지켜야 할 의무이다. 당국의 언론사에 대한 강압적인 취재원 공개요구는 몰상식을 넘어 언론사의 자율성과 기본적인 언론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사찰행위다. 기독교방송에 대한 압력뿐만이 아니다. 일선현장에서도 의도적인 폭력행위로 신변의 안전을 위협하며 취재기자들의 현장취재를 방해하고 있다. CBS 노조에 따르면 14일 집회 당시 CBS와 자회사인 CBSi 소속 카메라기자와 사진기자들이 경찰의 물대포에 직사로 맞는가 하면 경찰의 발에 차이고, 방패로 내쳐지는 등의 폭행까지 당했다. 일부 기자는 방패 사이에 손가락이 끼어 부상을 당했고 카메라 등의 취재 장비도 손상됐다. CBS기자뿐만 아니라 KBS 카메라 기자들도 물대포를 정면으로 맞은 사실은 경찰의 폭력성과 취재방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증명한다.
본 위원회는 당국의 이번 기독교 방송에 대한 압력과 취재현장의 폭력적 방해 행위를 보며 땅에 떨어진 언론자유 상황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 이에 우리는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의 공식 사과와 책임자문책, 구체적인 재발방지책을 요구한다. 동시에 불법적인 차벽설치를 중단하고 집회의 자유를 보장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2015년 11월 23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언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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