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미국에서 도시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기도회를 연 시장이 정교 분리 원칙을 위배했다는 이유로 소송 위협을 받고 있다.
크리스천포스트 2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 16일 캘리포니아 주 스톡튼 시청 앞 광장에서는 앤서니 실바 시장이 이끄는 기도회가 열렸다.
이 기도회는 올해 들어 살인 폭력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시민 40여 명이 목숨을 잃자 이에 시의 평화와 안전, 연합을 위해 시장이 직접 계획했다.
기도회 바로 전날에도 총격을 당해 6살짜리 어린 소녀가 심각한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 특별히 이 소녀를 위한 기도도 진행됐다.
실바 시장은 SNS, 이메일, 보도자료 등을 통해서 시민들에게 기도회 소식을 알리고 초청하기도 했으며, 기도회에서는 자신이 기도를 인도했다. 또 이 기도회에서는 하나님께 시의 명예 열쇠를 전달하는 식이 개최되기도 했는데, '스톡튼 시를 하나님께 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열쇠였다.
워싱턴DC에 소재한 미국인본주의협회(American Humanist Association)는 실바 시장 앞으로 지역 무신론 단체인 스톡튼지역무신론자들과자유사상가들(Stockton Area Atheists and Freethinkers)을 대신해 경고 서한을 보내, 시장이 공권력과 시의 시설을 기독교 기도회에 사용한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며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인본주의협회는 "시장을 비롯한 공무를 집행하는 자들은 자신들의 종교적 어젠다를 추진하는데 공권력을 써서는 안된다. 이러한 행위는 정교 분리 원칙에 위배되며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거나 종교가 없는 시민들을 소외시키는 행위다"고 비판했다.
실바 시장은 그러나 이러한 기도회를 계획하고 이끈 것은 자신에게 시장으로서 주어진 권리 안에서 이뤄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스톡튼에서 범죄와 살인이 지속되는 한 나는 이를 멈추기 위해 기도하면서 시를 이끌 것이다"며, "내가 잘못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바 시장은 "우리 도시에서 벌써 40명이 넘는 사람이 죽었다. 즉각적인 행동이 절실히 필요로 되는 때다. 시민들은 안전하다고 느끼기를 원하고 그래서 그들에게 희망과 기도를 전하고자 한다. 이것이 (시장으로서) 내가 할 일이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인본주의협회는 실바 시장이 기독교 단체가 후원하는 행사를 시청에서 개최하기로 한 것 역시 문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