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장로회신학대학교 남북한평화신학연구소(소장 안교성)가 26일 오후 장신대 세계교회협력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평화통일신학: 신학적 근거의 모색, 실천을 중심으로"란 제목으로 '제2회 평화통일신학포럼'을 개최했다.
김석주 교수(장신대 역사신학)는 "평화통일과 남북 기독교인의 역할: 초기 기독교평화통일운동을 중심으로"란 제목으로 발표했는데, 먼저 "'민족의 분단'이라는 현실이 반드시 극복되어야 할 당위적 현실이고 ‘민족의 통일’이라는 염원이 반드시 성취되어야 할 당위적 염원이라면, 민족공동체(民族共同體)의 일원인 남북 기독교인 역시 분단을 넘어 통일을 지향하는 민족적 과업을 실천하는 과정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권리뿐만 아니라 책임이 있다"고 했다.
물론 김 교수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의 십자가 아래서 이 권리와 책임을 일찍이 자각한 해외 한인교회와 남한교회의 기독교인들은 일부 특정 교단이나 특정 기독교인들의 반대는 있었다"고 말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지난 수십 년간 그리고 오늘 이 시점에서도 교계(남한교회와 세계교회를 포함하여)를 대표하거나 개인 자격으로 국내외에서 북한교회를 방문하고 남북한교회가 서로 상봉하면서 분단극복과 통일성취라는 민족적 과업의 실천에 선봉이 되었으며, 다른 계층과 직능에 속한 민족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 어떻게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분단을 극복하여 궁극적으로 통일을 성취할 수 있는가를 예시했다"고 이야기 했다. 때문에 그는 "분단의 땅 한반도에서 20세기 후반 불모의 평화통일운동의 밭을 일군 일련의 사람들은 바로 이 남북의 기독교인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했다.
김석주 교수는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남북의 기독교 교류는 전반적으로 평화통일운동보다는 인도적 지원문제에 더 깊은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는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장로교 주요 교단들(예장개혁, 예장고신, 예장대신, 예장통합, 예장합동, 합신, 기장), 감리교(기감), 구세군, 성결교(기성), 침례교(기침), 기하성, 루터교, 복음교회, 성공회 등 남한의 15개 교단과 YMCA, 월드비젼, 남북나눔운동, 사랑의 쌀,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한국이웃사랑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기독교평화통일추진협의회, 진주 북한동포후원연합회 등 남한의 10개 단체는 1997년 2월 한국기독교북한동포후원연합회를 결성했다"고 설명하고, "이것은 남한 기독교의 거의 모든 교파와 단체가 북한 혹은 북한교회와의 교류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그 교류방식과 내용은 조선기독교도련맹과 그 산하 봉수교회, 칠골교회를 참 기독교 공동체로 인정하느냐 인정하지 않느냐에 따라 크게 다르게 나타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조선기독교도련맹을 인정하려는 기장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줄곧 조선기독교도련맹만을 대화의 상대로 삼으면서, 장차도 조선기독교도련맹이 평화통일과 북한선교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하고, "반면 조선기독교도련맹을 참 기독교 공동체로 여기지 않고 있는 예장합동, 성결교(기성),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은 조선기독교도련맹과 전략적인 대화는 가능하지만, 북한의 ‘지하교회’가 장차 평화통일과 북한선교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면서 "때문에 조선기독교도련맹이 아니라 ‘지하교회’를 더욱 지원하고 육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고 했다. 또 "예장통합과 감리교(기감)의 태도는 다소 모호하다. 조선기독교도련맹을 공식적인 대화상대로 인정하면서도 다양한 접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남한교회가 보수, 진보를 불문하고 북한 혹은 북한교회에 인도적 지원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에는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지만,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평화통일 혹은 민족통일을 더 우선시 하는가, 아니면 단순한 예전의 북한교회 재건을 중심으로 한 교류를 더 우선시 하는가 하는 것뿐"이라며 "초기 기독교평화통일운동위 역사를 살펴본 바에 의하면, 조선기독교도련맹과 그 산하 봉수교회, 칠골교회를 기독교 공동체로 받아들이고 함께 교류하는 것이 하나님 나라의 실현을 위한 한반도 평화통일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김 교수는 "단순히 ‘북한에 교회가 있다. 없다’ 혹은 ‘북한에 종교의 자유가 있다. 없다’함을 주장하기 위한 소모적인 논쟁을 중지해야 하며, 어떻게 해야 그들을 지혜롭게 도울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모색하여야 한다"고 말하고, "역사의 주재주(主宰主)이신 하나님과 능력의 영(靈)인 성령이 남한 사회에서뿐만 아니라 북한사회에서도 살아 역사하심이 사실일진대, 북한당국이 아무리 교회와 기독교인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려고 해도 ‘신앙은 사상과 이념을 넘어 결국 승리하리라’함은 자명한 진리"라며 "우리는 서방세계와의 교역관계를 수립하기 위한 수단으로 세상에서 가장 속이기 쉬운 기독교인들을 기만하기 위해 북한 당국이 조선기독교도 연맹과 평양봉수교회·칠골교회를 존치시키고 있다고 의혹의 눈초리를 보낼 것이 아니라 성령이 봉수교회와 칠골교회 그리고 5백여 가정교회에서까지 강하고 순수하게, 복음 안에서 건설적인 방향으로 역사하도록 기도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김석주 교수의 발표 외에도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교회의 참여 방향 연구 – 한국과 독일 상황의 비판적 성찰을 중심으로"(김영동) "기독교 평화통일 실천운동 사례연구 - 라이프치히 니콜라이키르헤의 Wonneberger 목사의 실천을 중심으로"(박성규) "북한 인권문제의 개선과 기독교평화윤리에 대한 연구"(고재길) "평화통일 신학의 생태 신학적·윤리적 토대 구축에 관한 연구: ‘생명의 숲’ 신학 모색과 현 정부의 ‘그린 데탕트’ 정책 평가를 중심으로"(이창호) "삼위일체적 평화통일 신학의 적용 – 북한이탈주민들과 한국 교회/사회와의 상호적 이해와 포용을 위한 구체적 실천방안들"(백충현) "바울의 새 창조 관점으로 바라본 평화통일신학"(천세종) 등의 발표가 이뤄졌다.
연구소 측은 이번 행사에 대해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루는 목적으로 고 우태하 집사 기념사업에서 학술연구 지원으로 평화통일신학을 집대성하고 출판해 한국교회 성도들이 평화통일운동을 일으키는 데에 목적으로" 개최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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