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기독일보]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남성이 여성의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반대로도 마찬가지)을 허용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 최대 5,000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LGBT 평등권 화장실 조례인 "Proposition 1"으로 알려진 법안에 대한 주민투표가 오는 11월 3일에 열리는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새로운 광고 캠페인이 지난 21일부터 시작됐다고 크리스천포스트가 보도했다.
이 광고는 가정자유기금(Family Freedom Fund)에 의해 제작됐는데, 변기에서 5,000달러가 물에 빨려 들어가며 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투표일에 "NO"라고 투표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가정연구행동(Family Research Council Action)의 토니 퍼킨스(Tony Perkins) 대표는 "이 광고는 화장실 이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한 것"이라면서 "부모 등의 사람들이 남성이 여성의 화장실로 들어가는 것을 막으려고 하면, 5,000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퍼킨스 대표는 또 "이 법안은 단순히 화장실 사용에 대한 것이 아니라 종교 자유에 대한 것"이라면서 "이 법안은 베이커리, 꽃집, 음악가 등이 자신의 신념에 따라 동성결혼식에 대한 서비스를 거부할 때 벌금형 등으로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휴스턴시 최초의 동성애자 시장인 애니스 파커(Annise Parker) 휴스턴 시장과 휴스턴 시 위원회는 지난 2014년 5월 휴스턴 평등권 조례(Houston Equal Rights Ordinance, HERO)로 알려진 이 조례를 통과시킨 바 있다.
평등권 조례 중 동성애자 권리 조례는 공공시설에서와 직장에서의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휴스턴 시 법령 2장 15조와 17조를 개정한 것으로, 인종, 민족, 국적, 피부색, 나이, 성별, 가족 관계와 결혼 여부, 장애, 종교 등 뿐만 아니라 성적 지향성과 성 정체성에 기반한 차별을 금지했다.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법안이 생물학적 성이 아닌 성 정체성에 따라서 화장실 등 성 구분이 있는 공중시설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어 남성이라도 자신을 여성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하면 여성 화장실을 사용할 수도 있다.
이에 기독교인들과 보수주의자들, 그리고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법안 폐기를 위한 주민투표 실시를 제안하는 탄원운동이 일었다.
그러나 휴스턴 시는 이들이 주민투표 실시를 위해 필요한 탄원서 서명자 수 1만7,269명에 2배가 넘는 5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기준을 충족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받아들이길 거부했다.
게다가 탄원운동을 이끈 목회자들은 설교뿐만 아니라 교인들과의 대화 내용까지 서면으로 제출할 것을 명령 받았다. 동성애나 성 정체성, 또는 동성애자 파커 시장에 관련한 발언 등이 대상이었다.
휴스턴시는 더 나아가 '휴스턴 5인 목회자'로 알려진 보수적인 목회자들에 대해 소환장까지 발부해 다시 한 번 논란을 일으켰다.
이런 가운데 전 해리스 카운티 공화당 최고위원인 자레드 우드필(Jared Woodfill) 등이 이 법안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고, 텍사스주 법원은 휴스턴시에 대해 오는 8월 24일까지 관련 조례를 폐지하거나 오는 11월 3일 주민투표에 부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파커 시장이 조례 폐지를 거부함에 따라 결국 오는 11월 3일 운명의 주민투표가 실시되게 됐다.
한편, ABC13에 따르면, 2주 전부터 다수의 휴스턴 목회자들은 법안을 부결시키기 위해 투표해달라는 항위 시위를 펼쳤다.
안디옥처치의 플로이드 윌리엄스(Floyd Williams Sr.) 박사는 "이 법안은 휴스턴 시가 입법화를 시도한 법안 중에서 가장 위험한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레이스커뮤니티처치의 스티브 리글(Steve Riggle) 목사도 "시장은 휴스턴 시민들의 생각을 무시하고 있고, 이게 바로 시장의 실체"라고 비판했다.
미국 프로미식축구(NFL)팀 휴스턴 텍산스의 구단주인 밥 맥네어(Bob McNair)와 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올스타 출신인 랜스 버크만도 이 법안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버크만은 TV 광고에도 나와 이 법안에 반대하면서, 여성의 화장실을 사용하는 남자들은 '문제아(troubled)'들이라고 비판했다.
버크만은 "나는 15년 동안 프로야구 선수로 활약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이라면서 "우리 가정은 네 딸을 두고 있는데, 새 법안은 자신을 여자라고 주장하는 문제아들이 여자의 화장실에 들어가고 샤워하고 라커룸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차라리 범죄가 일어나기를 기다리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이 법안을 멈추기 위해 나와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