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나이지리아 이슬람 테러단체 보코하람에 딸들을 납치당한 아버지들이 자신들과 가족들이 겪고 있는 고통에 대해 증언했다.
박해받는 교회들을 위한 국제 기독교 구호단체 미국 오픈도어즈의 크리스틴 라이트 국장은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나이지리아를 방문해 이들 아버지들 중 10명과 만나 들은 이야기를 전달했다.
보코하람은 지난 4월 나이지리아 북부 치복 시의 한 기숙학교를 공격해 여학생 300여 명을 납치해 갔으며, 이 가운데 200여 명이 아직도 부모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라이트 국장과 인터뷰한 10명의 아버지들은 딸을 납치당한 크나큰 고통과 남은 가족들을 따라다니는 위협에도 불구하고 딸을 되찾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단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 아버지들 중 한 명은 '딸이 어디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그 아이는 하나님의 두 손 안에 있다'고 답했다. 답한 아버지뿐 아니라 내가 만난 모든 아버지들에게서 그러한 마음이 느껴졌다. 그들은 현실의 고난에 대해서는 더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고 라이트 국장은 전했다.
최근 탈출에 성공한 한 소녀는 나이지리아 현지 언론에서 200여 명의 소녀들이 대부분 생존해 있지만 테러리스트들과 강제로 결혼해야 했으며, 강간과 폭력으로 인해 현재 임신해 있거나 각종 질병에 감염되어 있다고 전했다. 증언한 소녀 역시 임신한 상태이며 방광질 누공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납치 당시 보코하람 지도자인 아부바카르 셰카우는 "소녀들을 납치한 것은 알라의 뜻이었다. 알라께서는 이제 소녀들을 팔라고 하신다"며, "나는 서구식 교육 기관에서 소녀들을 납치했다. 서구식 교육은 없어져야 한다. 여자들은 결혼을 해야 한다. 나는 12살짜리, 9살짜리 소녀들을 결혼시킬 것이다. 이들을 시장에 내다 팔 것이다"고 위협했다.
납치된 소녀들의 구조만을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이 겪어야 하는 고통도 크다. 지난 7월 총 4명의 부모가 딸을 잃은 트라우마 심화로 사망했다. 또한 납치 사건이 발생한 치복 시는 기독교인 인구가 많은 지역으로 보코하람이 테러 공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납치된 소녀들과 그 가족들 대부분도 기독교인으로 알려졌다. 7명의 부모가 지난 여름 보코하람의 테러로 사망했다.
라이트 국장은 납치 사건에 대한 언론과 국제사회의 관심이 시간이 흐를수록 사그라들고 있는 데 대해서 비판하며, "그들의 가족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잊혀져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사건을 잊어버렸고 국제사회의 관심으로부터도 완전히 멀어져버렸다. 이들 부모들은 4월 이후로 상황이 바뀐 것이 없다고 느끼고 있다. 소녀들은 여전히 돌아오지 못하고 있고, 이 사건은 아직도 급박한 사건이다"고 강조했다.
보코하람은 미국과 유럽연합 정부가 지목한 해외 테러리스트 조직으로, 극단주의 이슬람 성직자인 모함마드 유수프에 의해 10여 년 전 처음 시작되었다. 나이지리아 이슬람법 샤리아로 통치하는 정부를 수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서구식 교육을 나이지리아의 도덕적 타락의 근원으로 본다. 2009년 이래로 조직을 확장하면서 나이지리아 내 비무슬림과 정부, 서구 기관에 대한 테러를 벌여 수천 명 규모의 희생자를 낳았다. 소말리아의 알 샤바브(al-Shabaab)와 아랍권 최대 테러 조직인 알 카에다(al-Qaida)와 연계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앰네스티인터내셔널에 따르면 현재까지 6만여 명이 보코하람의 테러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