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평화는 너무나 넓고 커서 개인의 삶과는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듯 하지만, 실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내면에서부터 만들어지는 작은 평화가 모이고 모여 세상의 평화가 된다. 평화롭지 않은 세상을 탓하기보다 먼저 나의 마음과 일상의 삶에서부터, 그리고 가정에서부터 참된 사랑과 평화를 만들어 나가는 노력을 지혜롭게 기울일 때, 우리 그리스도인이 세상의 빛이 되고 피스메이커가 되는 길이 열릴 것이다."
[기독일보] 하나님 평화의 도구가 되고자 하는 한반도평화연구원(원장 전우택, KPI)이 '통일에 대한 기독교적 성찰'에 이어 '평화에 대한 기독교적 성찰'을 주제로 연속 공개포럼을 기획, 진행했다.
17일 오후 명동 열매나눔재단빌딩 나눔홀에서 열린 '제46회 KPI 평화포럼'에서 이창호 교수(장신대)는 "사랑, 평화를 일구는 삶의 윤리적 기초"란 주제로 발표하면서, 평화를 일구는 삶의 규범적 기초로서 사랑의 윤리를 탐색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평화의 실현을 궁극적 목적으로 삼는 기독교 전쟁과 평화 전통의 주요 흐름들을 윤리적으로 검토하면서, 각각의 흐름의 규범적 요체로서 사랑의 원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밝히고자 했다.
이창호 교수는 "기독교인들에게 타자를 위한 자기희생적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도덕적 책무 곧 윤리적으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라고 전제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삶의 본을 따라 구체적으로 사랑을 실천함을 통해 기독교들은 그들의 삶의 자리에서 평화를 일구어 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 교수는 "자기희생적 이타성의 구현을 도덕적 책무로 중시하면서, 한편으로 자아·타자 관계와 타자·타자 관계의 구분을 존중하는 정당전쟁 전통의 입장을 존중한다"고 말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적절한 자기배려마저도 철저하게 배제하는 이타주의적 경향을 경계하는 입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더불어 그는 자아·타자 관계와 타자·타자 관계의 구분을 철폐하여 규범적 일관성을 견지하고자 하는 평화주의 전통의 근본 취지를 존중하면서도, 그러한 철폐가 무고하고 연약한 이웃에 대한 도덕적 책임의 방기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때문에 이 교수는 신학적·윤리적 제안을 던졌다. 그는 먼저 자아·타자 관계에서의 자기희생적 사랑의 실천과 그것에 대한 신학적 윤리적 정당화에 대해 언급했는데, "기독론적 의미에 지나치게 집중할 때 기독교 사랑의 본질 이해가 자아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배제하는 경직된 이타주의로 흐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서, 삼위일체적 접근을 통해 친밀한 상호 관계의 형성을 기독교 사랑의 궁극적 이상으로 보는 규범적 이해를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둘째로는 적절한 자기배려에 관한 규범적 허용에 관한 것으로, 이 교수는 "우리의 순수한 이타적 사랑이 아름다운 결실을 맺기 위해 한편으로 적절하게 자기를 배려하고 다른 한편으로 타자 안에 내재하는 악의 가능성을 소홀히 여기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셋째로 그는 "정치사회적 관계 혹은 타자·타자 관계에서 기독교인들이 사랑의 이타성을 구현함에 있어서 그 구현이 정의의 원리에 부합되어야 한다"면서 "정치사회 영역에서 형성되는 타자·타자 관계에서의 정의로운 사랑의 구현은 인류와 역사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적 사랑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고 이야기 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이창호 교수의 발제 외에도 조동준 교수(서울대 정치외교학부)가 주제강연을 전했으며, 이해완 부원장(KPI,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과 이윤주 박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가 각각 "한국사회의 평화와 그리스도인의 삶" "가정의 평화와 그리스도인의 삶"을 주제로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