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미국인 일반 성인들보다 동성결혼에 대한 더 높은 지지율을 보였던 미국 가톨릭 교인들이 동성커플의 자녀 입양에도 관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역사적인 미국 방문을 앞두고 최근 실시된 미국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설문조사 결과 미국 가톨릭 교인들은 아버지와 어머니 두 명으로 구성된 전통적인 가정 외에도 부모 중 한 명만 있는 가정, 이혼한 가정, 동거 가정이나 동성커플로 이뤄진 가정 역시 자녀 양육에 적합한 가정 형태라고 보고 있었다.
2일(현지시간) 발표된 퓨리서치 보고서는 "미국 가톨릭 교인 10명 중 9명이 결혼한 남성과 여성 부부의 가정이 자녀 양육에 가장 이상적인 형태라고 말했지만 대다수가 또한 다른 유형의 가족 역시 받아들이고 있음을 조사 결과는 보여 줬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미국 가톨릭 교인들이 지지하고 있는 일부 가정 형태는 교회의 가르침에 따르면 권장되지 않거나 금지되어 있다고 덧붙였다.미국 가톨릭 교인들은 84%가 결혼하지 않은 커플이 자녀를 양육하는 것이 용인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동성커플이 자녀를 입양해 키우는 것 역시 가능하다고 답한 응답자도 64%에 달했다.
85%는 남성과 여성이 결혼하지 않고 함께 살아도 된다는 견해를 갖고 있었고, 이 중 55%는 동거가 성인들에게는 매우 선호할 만한 삶의 형태라고 밝혔다. 70%는 결혼하고도 자녀를 낳지 않기로 하는 결정을 지지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 응한 미국 가톨릭 교인들은 스스로도 비전통적인 다양한 가정 형태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25%가 이혼했으며, 10%가 이혼 후 재혼했다. 10%는 결혼 없이 동거 중이며, 40%가 지금은 아니지만 동거한 경험이 있었다.
미국 가톨릭 교인들은 앞서 공공종교조사연구소(PRRI)가 실시한 조사에서도 높은 동성결혼과 낙태 지지율을 보였다. 일반 미국 성인들의 경우 55%만이 동성결혼에 찬성한다고 답한 반면 미국 가톨릭 교인들의 60%가 찬성의 뜻을 나타냈다. 또한 낙태를 합법화해야 하는냐는 질문에도 51%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일반 미국 성인들은 53%가 같은 대답을 했다.
퓨리서치 보고서는 "미국 가톨릭 교인들은 교회가 전통적으로 눈살을 찌푸려 온 삶의 형태들을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것이 바로 교황이 이야기했듯 미국 교인들은 현대 사회의 복합성을 삶으로 경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단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이달 미국을 방문하는 기간 동안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세계가족회의(World Meeting of Families)에 참석하며, 미 의회에서 연설을 전할 예정이다.1994년에 전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시작된 세계가족회의는 전통적인 가족의 가치를 전파하고 이와 관련된 문제를 논의해 왔다. 교황의 이번 방미 기간 가장 중요한 일정은 세계가족회의 참석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