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순 박사 (통일미래사회연구소 연구위원)
임상순 박사 (통일미래사회연구소 연구위원) ©평통기연 제공

미국의 회중목사이자 사회복음주의 지도자였던 찰스 M. 셸던은 우리에게, “만약에 예수님이라면 무엇을 하셨을까?”를 깊이 고민해 보라고 권고한다.

만약에 수 십만명의 갓 태어난 북한 아기들과 힘없는 북한 노인들이 배고픔과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는 것을 예수님이 보신다면 무엇을 하셨을까? 식량이 남아돌아서 수십억 원의 보관료를 걱정하면서도 배고픔과 질병으로 죽어가는 형제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남한의 (인정머리 없고, 예수님의 은혜도 모르는) 교회와 기독교인들을 보신다면, 예수님은 무엇을 하셨을까?

이 질문에 대해서 현재 기독교계에는 두 가지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첫 번째 입장은, 정의의 신 하나님께서 북한 김정일, 김정은 독재정권에 대한 심판 즉, 김정일, 김정은 정권의 붕괴를 위해서 주민들의 고통을 허락하신 것이기 때문에 삼위일체의 하나이신 예수님께서는 그 상황을 그냥 지켜보실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남한의 기독교인들의 태도를 정당한 것으로 판단하신다는 것이다. 목회자들은 이사야 58장 7절, “나의 기뻐하는 금식은 흉악의 결박을 풀어주며 멍에의 줄을 끌러 주며 압제 당하는 자를 자유케 하며, 모든 멍에를 꺾는 것이 아니겠느냐”를 강조한다.

두 번째 입장은, 사랑의 신 예수님은 식량, 의약품 등의 부족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그들을 돕는 손으로 남한 교회와 기독교인들을 사용하시길 원하신다는 입장이다. 즉, 예수님께서는 남한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원수를 원수로 갚지 말 것을 당부하고 계신다는 것이다. 이 입장의 목회자들은 로마서 12장 19절, 20절, “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 기록되었으되 원수 갚은 것은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 주께서 말씀하시니라.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게 하라.”는 구절을 근거로 제시한다.

작년인 2014년 2월 7일, 1년간 북한 인권침해를 조사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가 유엔 인권이사회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했다. 나는 “만약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라는 질문을 가지고,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최종 보고서를 읽어 보았다. 보고서는, 북한 인권개선을 위해, 북한 인권 침해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국제 사법 메커니즘에 의해 처벌받도록 할 것과 함께, 북한 주민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국제사회에 요청하고 있었다.

나는 이 보고서를 모두 다 읽고, 남한 교회와 기독교인들은 북한 인권침해에 대한 궁극적인 처벌과 책임 추궁을 하나님과 국제 사법 메커니즘에 맡기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것이 북한 인권과 우리를 바라보시는 예수님의 마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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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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