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김규진 기자] 신앙과 입시는 무슨 상관이 있는가?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와 입시사교육바로세우기기독교운동, 동숭교회 등이 함께 22일 주최한 '제4회 비전입시설명회'에서 박상진 교수(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소장, 장신대)가 던진 질문이다.
박상진 교수는 신앙과 입시의 관계에 따라 교회 다니는 부모와 학생들을 네 종류의 유형으로 분류했다. 첫째는 세속모델이다. 많은 교회 다니는 부모와 학생들이 이 유형에 속하는데, 교회는 다니고 신앙생활은 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명목상의 신앙생활일 뿐 입시에 매여있는 경우이다. 이 경우 사실 입시에 대한 생각과 태도에 있어서는 안 믿는 사람과 전혀 다를 바가 없고, ▶주일 아침에도 자녀를 학원에 보내고 ▶고액·족집게 과외 ▶입시에 효험이 있다고 생각하는 학원에 자녀 보내기 등 '자녀 명문대 보내기'를 위해서는 엄마의 정보력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해 온갖 정보를 수집한다.
둘째는 교회모델로, 이 경우 세속모델과는 정 반대의 모습을 보인다. 자녀들은 고3이 되도 교회에 거의 살다시피 하는데, 신앙을 강조하는 것도 좋지만 반지성주의 경향을 띈다. 이런 신앙생활 잘하면 하나님이 다 책임져 주신다는 생각에 대해서 박 교수는 "건강한 신앙 유형이 아닌 신비주의"라 지적했다. 세번째는 분리모델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면서도 입시 관심도 뜨거운 경우이다. 이는 세속모델과 교회모델의 두 경우를 다 갖고 있지만, 박 교수는 "이 두 가지가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신앙과 입시는 분리되어 존재할 뿐"이라 지적하고, "철저하게 이원론적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박상진 교수는 신앙과 입시가 연결되어 있는 통합모델을 주장했다. 이 경우는 크리스천으로써 입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 성경에서 말씀하는 자녀교육 원리에 근거해 자녀의 학업과 입시를 생각하고, 수능점수나 인기학과에 연연치 않고 하나님 일군으로 쓰임 받는 것에 관심이 있다. 더불어 이 경우는 신앙 안에서 인생 목적과 방향을 깨닫기에 왜 공부해야 하는지를 알고, 스스로 열심히 공부하는 태도가 형성되어 있다. 또 입시 너머 인생을 바라볼 수 있고, 생애를 통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성공을 이루는 것에 관심이 있다. 하나님이 주신 은사를 발견, 비전을 향해 나가는 과정으로 입시 및 진로를 이해한다.
박상진 교수는 "이 경우가 진정한 크리스천의 입시관"이라 말하고, "거기에 하나님의 약속과 축복이 있다"면서 "모든 크리스천 부모와 자녀들이 너무 조급해 하지 말고, 하나님 때를 사모하며 그의 방법으로 입시를 대할 수 있기를 간절하게 소망한다"고 전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김진훈 교사(숭의여고 진로진학상담교사)가 "나의 강점으로 찾는 전공탐색 및 전형준비"에 대한 메인강의를 전했으며, '사교육에 기대지 않고 입시 준비하기'(정준) '청소년 사역자를 위한 입시 가이드'(김형균) '스윗스팟: 미션, 마이웨이를 찾아라'(이종철) '2016 대학입학의 이해와 전략'(정제원) '대안학교 학생과 검정고시생을 위한 2016 수시전형 가이드'(장슬기) '얘들아, 입시요강 읽어봤니?'(오장원) 등의 선택강의가 이뤄졌다.
박상진 교수는 "입시 준비라는 광야를 지나 기도하고 꿈꾸던 비전의 땅, 대학이라는 가나안을 눈앞에 둔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이 세상 기준을 말하면서 다시 광야로 인도하는 악한 정탐꾼을 만나지 않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바른 길을 열어주는 선한 목자와 같은 정탐꾼들을 만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면서 "학부모와 자녀가 함께 세상 기준으로 진학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이 가르쳐주는 하나님의 뜻에 따라 진로를 설계하고, 자녀에게 꼭 맞는 진학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행사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