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선교신문 이지희 기자] 한국에는 취업, 학위 취득, 어학연수, 결혼 등을 이유로 199개국에서 온 180만여 명의 이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이주 현상의 세계화와 함께 국내 이주민 숫자는 지금보다 계속 늘 것으로 전망되면서, 타문화권에서 복음을 전하는 해외선교만큼이나 국내 이주민 사역의 중요성도 더욱 커졌다.
특히 이슬람연합 57개국 중 42개국에서 온 15만 명 이상의 무슬림 이주민, 목숨을 걸고 남한을 찾아온 2만 8천 북한이탈주민 역시 중요한 이주민 사역 대상으로, 우리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미 우리 곁에 살고 있지만, 외모부터 언어, 문화 등이 달라 '가깝고도 먼' 이주민에게 한국교회가 복음을 적극적으로 전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2,400여 명의 선교사를 파송한 국내 최대 교단 선교부인 GMS(예장합동총회 세계선교회)는 설립 이래 최초로 한국 내 이주민 사역 전문 LMTC(지역단기선교훈련원)를 개원해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이주민 사역에 동참할 수 있도록 사역자를 훈련, 육성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GMS 이주민 사역 전문훈련원은 이날 서울 종로 한국기독교회관 2층 민들레영토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문화, 다민족 시대를 맞아 한국교회 전 성도가 최소 한 사람 이상의 이주민에게 복음을 전하고 양육할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급변하는 다민족 사회의 부작용을 예방하고, 새로운 선교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며 훈련원 개원의 취지를 소개했다. 특히 훈련원은 기독교인이 자신이 속한 직장, 사역지 등에서 성실히 일하는 텐트메이커이자, 이주민 사역 현장에서 사역하면서 연구하는 '이주민 사역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현장 중심의 실제 훈련에 집중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주민 사역 전문훈련원 원장 허명호 선교사(월드 네이버 대표)는 "하나님께서 한국을 세계선교의 못자리판으로 만드셨다는 것을 한국에 유입된 다양한 외국인 근로자들을 통해 알 수 있다"며 "모든 성도는 기본적으로 한 사람 이상 외국인을 전도해 양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게 훈련원들은 연구부터 하고 사역하는데, 우리는 이주민 사역을 하면서 연구하는 사람을 양성할 계획"이라며 "탁상공론은 될 수 있는 대로 적게 하고 실제 훈련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 선교사는 안식년을 맞아 나이지리아 단기선교사로 1년간 사역하다 장기선교사로 헌신, 1993년부터 1998년까지 바레인 NEC 이주민교회 사역을 하고 한국에서 GMS 본부 사역국장으로 섬겼다. 이후 인도로 파송된 그는 현재 인도 코린(Kor-In) 신학대학 현지법인 이사장 및 전 총장을 맡고 있으며, 국내 이주민 사역을 하는 GMS 외국인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허명호 선교사는 이날 "이주민 사역에 앞서, 성도들이 일생 동안 예수 안에서의 삶을 살면서 자립하는 전문인 사역자, 텐트메이커가 될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 교회 후원에만 의존해서는 앞으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사역이 사실상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그는 국내 무슬림 이주민의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전 성도가 이주민 사역에 동참해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군끼리 총을 겨누는 것은 가장 어리석은 일인데도, 동역자들끼리의 싸움은 한국의 이슬람화를 막는데 가장 큰 장애물"이라며 "이슬람권에서 일어나는 내부자운동, 상황화 사역을 비판하고 신경 쓸 시간이 없을 뿐 아니라, 이슬람과 싸우고 투쟁하는 대결구도로 접근해서는 그들을 변화시킬 수 없다"며 이슬람에 대한 성경적이고 균형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과의 직접적인 전쟁을 막아야 하고, 이슬람과의 직접적인 투쟁을 막아야 할 것"이라며 "예수님이 말씀하신 형제 사랑의 원리를 따라 우리 주변에 사는 이주민들을 사랑하고 감동을 주어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민 사역 전문훈련원과 협력하는 총신대학교 선교대학원 전문인사역 주임교수인 김성욱 교수는 "20여 년 전보다 전문인 평신도 선교에 대한 교회의 호응이 커졌다"며 "특별히 이주민 사역에 목회자뿐 아니라 평신도가 전문인 사역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훈련이 생겨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교 문화 속에서 목사 선교사, 즉 안수받은 임직자에 한해 사역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그동안 평신도는 보조적, 2차적 선교 자원들로 분석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실제 성경으로 돌아가면, 목회자나 평신도 모두 하나님이 각자에게 준 고유한 소명과 달란트로 하나님을 섬기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전문인 선교는 선교 전략적 효율성 때문이 아니라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뜻"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실제 여러 선교 현장에서 평신도 선교사를 보내달라고 요청하고 있으며, 이슬람권에서는 목사직 자체가 허락되지 않기 때문에 교단총회에 목사직을 반납한 사례도 있었다"며 "선교에 열정이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하는 목회자뿐 아니라 평신도가 이번 훈련을 통해 이주민 사역에 구체적으로 참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료 후 GMS 단기 선교사 자격 주어져
이주민 사역 전문 LMTC 훈련은 1년 2학기 과정(1학기 12주)으로, 오는 9월 13일 둘째 주부터 개강한다. 영등포(화요일·주님사랑교회), 하남·광주(목요일·비전다문화교회), 분당(화요일·성남시 성남대로 43번길 10 601호), 인천(목요일·월드 네이버), 일산(토요일·스카이 아메리칸 스쿨), 대구(월요일·소망한의원) 등에서 해당 요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진행된다. 전공 분야는 다문화 가족, 한국 무슬림, 국제학생, 이주 노동자, 북한이탈주민, 비즈니스(CEO), 소수 출신국 이주민, 난민, 이주민 사역 실무행정, 불교권 등 10개이며, 복수 전공이 가능하다.
20년 가까이 외국인 유학생 사역을 해 온 문성주 목사(글로벌비전공동체 대표·한국세계유학생선교협의회 상임대표)는 "이주민 전문 선교의 필요성, 이주민 선교의 신학적 배경, 이주자 정책 및 법 이해 등 이론과 함께 팀사역을 통한 사역 실제를 훈련할 계획"이라며 현장 중심의 교육을 이번 LMTC의 장점으로 꼽았다. 훈련원은 전공별로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멘토링 등 지원을 하며, 아태아대학원 및 협력 동역자 사역장 등에서 연장교육도 제공한다. 훈련 자료들은 이른 시일 내에 단행본으로도 출판해 한국교회와 공유할 예정이다. 훈련을 마치면 3년 임기의 GMS 단기 선교사(연장 가능)로 국내외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이주민 사역 전문훈련원 이사장 여두성 목사(주님사랑교회·전 GMS 사이판 선교사)는 "18년간 원주민 사역을 하고 2006년에 한국으로 나온 뒤 교회사역에 집중해 왔다"며 "이번 계기로 다시 한 번 선교에 눈을 돌려 한국 안에 퍼져있는 외국인 사역에 힘써야겠다고 다짐하고, 훈련사역을 후원하는 일에도 발 벗고 나설 계획"이라며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다.
한편, 허명호 선교사는 "교단, 교파와 상관없이 이주민 사역 관심자들은 누구나 훈련받을 수 있다"며 "20대 청년부터 60대 이상 시니어까지 누구나 참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훈련생이 20명 이상일 때 개강하며, 한 학기 수강료는 15만 원(간식, 실습교통비, 수료증발급비 별도)이다.(문의 070-8285-7708·hur01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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