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과도정부 구성을 지지한 정당지도자들이 마침내 2차 지원 패키지를 확보하기 위한 재정 긴축과 개혁 조치에 최종 합의했다.
그리스 2차 지원 패키지는 `유로존·국제통화기금(IMF) 등의 1천300억유로의 구제금융 지원 + 정부부채 1천억유로를 덜어내는 민간채권단 손실분담(PSI)'으로 구성돼 있다.
그리스 총리실은 9일(현지시간) 오후 성명을 통해 "그리스 정부와 트로이카(유럽연합·유럽중앙은행·국제통화기금) 간 협상이 이날 아침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발표했다고 현지 일간지 타 네아 인터넷판 등이 보도했다.
총리실은 "정당 지도자들이 협상 결과에 동의했다"며 "따라서 오늘 저녁 예정된 유로존 재무장관회의를 앞두고 새로운 지원 프로그램과 관련해 전반적인 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스 총리와 정당 지도자들은 이날 새벽 끝난 협상에서 정부와 트로이카(유럽연합·유럽중앙은행·IMF) 대표팀이 협상을 통해 확정한 50쪽 분량의 구제금융 조건 합의안의 수용 여부를 놓고 논의를 벌였으나 완전한 합의를 내놓지 못했다.
이들은 3억 유로 규모의 연금삭감을 제외한 모든 조건에 합의했다.
이후 그리스 정부와 트로이카가 재협의를 벌였고 트로이카가 부족분을 메울 대안을 찾는데 15일의 시간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정당 지도자들이 구제금융 조건에 최종 합의함에 따라 이날 오후 6시 브뤼셀에서 열릴 예정인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그리스 2차 지원 패키지가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2차 지원 패키지에 대한 합의에 이를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고, 슈테펜 캄페터 독일 재무차관도 이날 회의에서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지원과 PSI에 관한 합의에 이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재무장관회의에서 그리스 2차 지원 패키지가 확정되면 그리스 의회의 구제금융 협정 비준과 유로존 정부들과 IMF 등의 승인을 거쳐 양측이 서명하는 것으로 그리스 2차 지원 패키지가 이행 단계에 접어든다.
과도정부 구성을 지지한 라오스의 게오르게 카라차페스 당수는 "합의안이 표결을 위해 며칠 내, 아마도 12일 의회에 제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로이카 협상과 동시에 진행된 PSI 협상은 민간채권단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에 70%의 손실률을 적용해 평균 표면금리 3.5%의 장기채권으로 교환하는 방안이 사실상 합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기 총재는 ECB의 그리스 국채 보유분과 관련, "나는 우리가 보유한 그리스 국채가 어떻게 다뤄질지에 대해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면서도 ECB 보유 국채에서 얻는 이자소득을 양보할 수 있음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리스 정부는 오는 13일 민간채권단에 국채 교환 이행을 요청, 내달 20일 145억 유로의 국채 만기도래 이전에 완료해 디폴트(채무불이행)을 피한다는 계획이었다.
유로존 정상들은 지난해 10월27일 자구노력을 전제로 그리스에 1천300억 유로의 추가 구제금융을 제공하기로 하는 한편 그리스 국채 2천억유로 중 1천억 유로를 덜어내는 PSI를 이행한다는 동의를 민간채권단으로부터 얻어냈다.
이를 통해 현재 국내총생산 대비 160%인 그리스 정부부채 비율을 오는 2020년 120%로 낮춘다는 목표였다.
그러나 합의 이후 그리스 경제전망이 나빠지면서 합의가 이행되더라도 목표한 그리스 정부의 채무상환능력을 맞추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지난달 20일 시작된 구제금융 협상이 진통을 겪어왔다.
4월께로 예상되는 조기총선을 앞둔 그리스 정당들이 노동계가 거부한 민간부문 임금과 연금 삭감 등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을 망설여왔기 때문이다.
유로존은 총선에서 누가 승리하더라도 합의된 구제금융 지원 조건이 이행되는 것을 확실히 해야 한다며 정당지도자들의 합의를 종용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