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한국성경신학회가 "출애굽기 주해와 설교"를 주제로 17일 오후 신반포중앙교회(담임 김성봉 목사)에서 제36차 정기논문 발표회를 열었다.
김대웅 박사(총신대 신대원 구약신학)는 특별히 "이스라엘의 황금 송아지 숭배 사건에 관한 성경 내적 해석"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교회사를 통하여 성경 해석의 주요 목적은 신앙 공동체의 믿음과 자세와 관례를 형성하고 그것들을 교회 지도자들 및 구성원들에게 충실히 계승시키는 것이었다"고 말하고, "이러한 성경 해석 활동은 성경을 읽고 연구한 학자들에 의해서 수행되었을 뿐만 아니라, 성령의 영감에 의해 성경을 기록했던 저자들에 의해 진행됐다"면서 "그 결과 예언자들은 오경에 큰 비중을 두고 의존했으며, 또한 오경에 대한 서로의 ‘논평’과 ‘해설’에 의존하는 등 구약 성경을 구성하는 여러 책들의 저자들은 밀접한 상호 의존성을 형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구약 성경 한 본문의 저자가 다른 본문의 저자의 글을 어떻게 이해했고 또한 그 이해에 근거하여 어떻게 자신의 시대 청중들에게 적용했는지를 밝히는 것이 성경 내적 해석 연구자들의 관심사다. 성경의 한 저자가 다른 저자의 글에 대하여 해석한 내용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기 위하여 연구자들은 한 본문이 다른 본문을 암시하고 설명하고 혹은 변형하는 문학적 기법을 밝히는 데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때문에 김 박사는 시내산 황금 송아지 숭배 사건에 주목하고, "이 사건은 출애굽기 32장에 가장 먼저 기록되어 있는데, 이후 모세는 신명기 9장-10장에서 이 사건을 회고하되 신명기의 청중들에게 필요한 새로운 강조점을 끌어낸다. 황금 송아지 사건은 열왕기서를 기록했던 바벨론 포로시대의 역사가에게도 중요한 신학적 통찰을 주었으며, 시편과 느혜미야에서도 다시 기억되었고, 바울과 히브리서 기자 및 초대 교회 신학자들에게 길고 풍성하게 그 전통을 이어갔다"고 이야기 했다.
김대웅 박사는 "모세는 이스라엘의 황금 송아지 숭배 사건을 역사 내러티브 형식으로 자세히 기록했다가(출애굽기 32장-34장), 자신의 죽음을 앞 둔 약 40년 후 신명기의 고별 연설문에서 그 사건의 세부를 생략하거나 추가하고, 혹은 변형하는 등 신중하게 계산된 방식으로 해석을 제시했다"고 밝히고, "모세는 출애굽기의 황금 송아지 사건에서는 이스라엘의 반역을 용서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강조했지만, 그 사건을 역사적 교훈으로 활용하는 신명기에서는 이스라엘의 시내산 언약 파기에 대한 하나님의 엄중했던 진노를 그분의 은혜보다 훨씬 더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김 박사는 "무엇보다 모세가 출애굽기에서 밝히지 않았던 중요한 사실들을 드러냄으로써 출애굽 제1세대의 역사적 실패를 답습하지 말아야 할 후세대에게 시내산에서 갱신된 언약을 유지하는 데에 있어서 중대한 핵심을 효과적으로 교훈했다"고 말하고, "그러므로 모세는 과거 시내산 사건에 대한 해석에 근거하여 이스라엘의 미래를 내다보는 예언적 지침을 줬다"고 했다.
반면 김 박사는 "주전 6-5세기의 바벨론 포로기를 살았던 역사가는 북 이스라엘의 멸망에 관한 평가적 관점에서 여로보암 시대를 기록했다"고 설명하고, "그는 여로보암의 황금 송아지 제작과 산당 설치 및 북 이스라엘의 국가적 배교는 근본적으로 이스라엘의 국가 역사 초기 시내산에서 황금 송아지를 숭배했던 사건의 재현으로 제시했다"면서 "시내산 배교 사건 당시와는 달리 이스라엘은 스스로 황금 송아지를 만들지 않았고 여호와께서 시내산에서 모세를 통하여 미리 경고하신 바와 달리, 이스라엘을 다시 우상 숭배로 끌어들여서 여호와의 언약을 배신하게 만든 유혹자는 가나안 원주민들이 아니었지만 그들을 황금 송아지 숭배에 끌어들이고 앗수르 제국에 의한 패망으로 이끈 배교의 장본인은 그들의 왕이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여로보암 시대 우상 숭배 사건을 기록한 역사가는 언약 백성의 패망 원인을 시내산 배교 사건을 배경으로 해석했던 것"이라 보고, "여호와께서는 시내산의 배교를 용서하사 언약을 갱신하셨으나,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열방의 신처럼 형상을 만들어 숭배했던 여로보암 시대의 죄악은 용서받지 못했다"면서 "여로보암은 자기도 범죄했고 이스라엘도 범죄하게 하여 결국 하나님 나라 전체를 여호와의 언약을 배신한 범죄의 형벌을 당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김대웅 박사의 발표 외에도 "히브리서의 빛 아래서 읽는 출애굽기"(김성봉) "출애굽기 33장의 언어적 구조와 신학적 함의"(박영복) "출애굽기 3장을 중심으로 본 여호와의 의미"(이남규) 등의 발표가 있었다. 또 논문 발표 전 예배의 시간에는 이승구 박사(합신대 조직신학)의 사회로 박형용 박사(한국성경신학회 회장)가 설교하고 축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