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기독일보 김준형 기자] 이슬람국가(IS)에 억류됐던 미국인 케일라 진 뮬러(26, Kayla Jean Mueller) 씨가 사망한 것으로 10일 공식 확인된 후, 미국 사회가 크게 분노하고 있다. 뮬러 씨는 미국인으로서는 제임스 폴리, 스티븐 소트로프, 피터 캐식 이후 4번째 희생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특별 성명을 내고 뮬러 씨 가족에게 깊은 애도(deepest condolences)를 전하는 한편, "미국은 케일라의 억류와 죽음에 책임을 져야 할 테러리스트를 정의의 심판에 회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뮬러 씨의 인도주의 활동을 칭찬함과 동시에 IS에 대해서는 "혐오스런 집단(hateful and abhorrent terrorist group)"이라 비난했다.
IS의 주장처럼 뮬러 씨가 요르단의 공습으로 인해 사망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결국 IS가 뮬러 씨를 인질로 잡고 있었다는 점에서 미국인들의 IS를 향한 분노는 쉽게 가시지 않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알카사스베 중위 화형 사건처럼 이미 IS가 뮬러 씨를 살해한 후, 마치 그 책임을 요르단으로 떠넘기려는 전략일 수도 있다 분석하고 있다.
미국 내 현 여론으로는 IS 격퇴를 위해 미국이 지상군을 투입해야 한다는 공화당의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그동안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지상군 투입에 부정적인 태도였으나 국내 여론이 악화됨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은 즉시 의회에 IS를 상대로 한 무력사용권을 요청하기로 결정했다.
애리조나 주 출신인 뮬러 씨는 시리아 난민들을 돕고자 "서포트 투 라이프"라는 단체에 소속돼 활동하다 2013년 8월 IS에 납치됐다. 그 전에도 그는 인도, 팔레스타인, 터키 등지에서 다양한 인도주의적 봉사활동을 해 왔다.
뮬러 씨는 억류 기간인 2014년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엄마가 항상 마지막에 결국 의지할 분은 하나님뿐이라 한 것을 기억한다. 나는 말 그대로 자신을 창조주께 맡겨드려야 하는 그 시점에 서게 됐다. 하나님과 당신의 기도를 통해 나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가운데에서도 부드럽게 안겨있는 느낌이다. 나는 어둠 속에서도 빛을 보았고 심지어 감옥 안에서도 자유로움을 배웠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또 끝에서는 "두려워 말고 계속 기도해 달라. 하나님의 뜻에 의해 우린 곧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라 희망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