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원장은 정치적인 고민의 끝이 어디인지 질문이 시작되자마자 “기부단체 질문 하시죠”라며 선을 확실히 그었다. 하지만 질문공세는 끊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안 원장은 “재단을 통해 바라본 건 기회로서, 그것의 격차를 해소하는 게 우리사회가 당면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기회의 격차를 해소하는데 재단이 조그만 역할을 하는 것이고 첨단IT기술,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해 만들 것”이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재단 설립’은 곧 ‘대권 행보’라는 인식에 대해서도 “그런 (생각을 한) 사람이 있었나, 왜 연결하는지 모르겠다”고 짧게 대답했다.
안 원장은 지난달 말 미국 방문 직후 "나 같은 사람까지 정치를 할 필요가 있겠냐"며 정치 참여에 유보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치참여 여부는 본질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긍정적인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평생 고민하며 산 사람으로서 재단 역시 연장선상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해 입장에 신중을 기했다.
안 원장은 재단의 운영과 관련해 정부와 지자체 등 협력사업의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그는 “혼자가 아닌 정부와 타 재단, 시민들이 다 참여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재단의 전체적인 윤곽이 구성되면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행보 역시 “우리 사회의 발전적인 부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지 계속 생각하고 있다”며 정치적 소신에 있어서 다소 애매한 입장을 보였다.
최근 일부조사에서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는 있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안 원장에 이어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까지 추월한 상황만 놓고 보더라도, 안 원장의 존재는 국민들의 마음속에 여야의 유력한 대권후보 중 한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일단 문 이사장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타는 분위기지만 안 원장의 발언에 따라 ‘안철수 현상’이 재점화 될 여지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안 원장은 당분간 재단과 관련해서만 입을 열고 정치적인 발언은 삼갈 것으로 보인다. ‘함께', '즐겁게', '쉽게'를 모토로 내세운 안철수 재단은 오는 16일까지 재단의 이름을 국민 공모로 정하고 오는 3월 정식 출범한다.
안철수 재단은 돈이 선순환 되어야만 유지되는 구조가 아닌 수혜자들의 미래 희망을 담보로 설립한다. 기부를 통해 수혜자가 기회를 다시 나누고 잠재 기부자를 성장시키는 ‘가치 선순환’, ‘수평적 기부문화의 정착’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정보기술과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활용한 손쉽고 친근한 기부 형태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모은다.
웹사이트에 기부 플랫폼을 만들고 기부자가 수혜자의 요구를 한 눈에 파악해 기부를 편리하게 할 예정이다.
안철수 재단은 앞으로 사회의 불공평한 기회 격차 해소, 일자리 창출사업, 교육지원, 세대 간 재능기부 사업, 사회적 기업 창업자 사무실 제공, 교육컨설팅으로 창업 지원, 사회적 기업가 양성 프로그램 추진 등을 중점 사업으로 진행한다. 이밖에 사회적 약자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세대 간 단절 회복과 소통을 위한 정보격차 해소 프로그램도 계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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