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고 최근 사태는 롯데의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강화에 더 노력을 기울이지 못해서 일어났다며 개혁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먼저 "롯데그룹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게 항상 함께해준 국민 여러분꼐 최근 불거진 불미스러운 사태로 많은 심려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롯데에 대해 여러분께서 느끼신 실망과 우려는 모두 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책임을 돌렸다.
그러면서 "최근의 사태는 그룹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강화에 좀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며 "오늘 이후 여러분께서 우려하시는 점을 과감하게 개혁하고 바꿔 나가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신 회장은 "첫째 롯데호텔에 대해 일본 계열 회사들의 지분 비율을 축소하겠다"며 "주주 구성이 다양해지도록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종합적으로 개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이어 "둘째, 현재 남아 있는 순환출자의 80%를 연말까지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그룹을 지주회사로 전환해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하겠다"고 말하며 "지주회사 전환에는 금융계열사 처리 같은 어려움이 있고 대략 7조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롯데그룹 순수익 2~3년치에 해당하는 규모다"고 했다.
신 회장은 "연구개발과 신규채용 같은 그룹 투자활동 위축에 우려되지만 현 상황을 깊이 고민해 국가발전에 기여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신동빈 회장은 "셋째, 지배구조 개선 TFT를 출범하고 기업문화 개선위원회를 설치해 경영투명성 강화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시행하겠다"며 "또 청년일자리를 포함한 고용확대, 사회공헌 등 국가경제와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국민들이 롯데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부분을 직접 설명드린다며 "먼저 롯데는 우리나라 기업"이다고 다시 한번 일축했다. 신 회장은 "1967년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설립된 한국 롯데는 신격호 총괄회장께서 일본에서 번 수익을 고국에 투자하겠다는 일념으로 설립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며 "아버님께서는 한국에서 발생한 수익은 지속적으로 한국 롯데에 재투자하셨다"고 했다.
신 회장은 "현재 한국 롯데는 일본 롯데에 비해 직원수나 매출 규모에서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우리나라 5대 그룹으로 성장했다"며 "한국 롯데는 기업공개를 통해 소유구조가 분산되어 있다. 국내 상장된 8개 계열회사 매출액이 그룹 전체 매출의 8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 기업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일을 통해 아버님께서 조국에서 평생 쌓아오신 명성과 창업정신이 훼손된 것에 대해 자식으로서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L투자회사에 대해 설명하며 "한국 롯데그룹은 롯데호텔을 비롯해 80여개 계열사로 구성됐고 롯데호텔은 1972년부터 완공할 때까지 10억달러라는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설립한 회사"라고 소개했다.
신 회장은 "그 당시 돈으로도 막대한 투자 자금을 한 개 회사가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에 아버님께서 설립하신 일본 롯데제과를 포함한 다수 일본 롯데계열 기업이 공동 투자에 참여했다"고 설명하며 "이 회사들은 롯데호텔의 오랜 기간 주주로 남아있었다"고 했다.
그는 "투자 대상기업인 한국 롯데호텔이 급격히 성장했고 2000년대 접어들어 투자기업인 일본 롯데제과 등이 사업부문과 투자 부문을 분할했다"며 "이때 분할된 투자부문에서 남은 법인들이 오늘의 L투자회사이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롯데호텔은 2005년이 되서야 배당을 실시했다"며 "지난해 롯데호텔을 포함한 한국 롯데 계열사들의 일본롯데에 대한 배당금은 한국 롯데 전체 영업이익의 1.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롯데호텔은 국부가 일본으로 유출된 창구가 아니다"며 "아버님 뜻에 따라 일본 롯데 회사들이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투자창구 역할을 성실히 해왔다"고 강조했다.
신동빈 회장은 사과문 말미에서 두번 더 사과하며 사과문을 발표하는 동안 3차례 사과한다는 표현을 넣었다. 이번 기자회견까지 해서 세차례 사과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신 회장은 "경영과 가족 문제는 별개의 문제"라며 선을 긋고 "저는 아버지를 존경한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