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화해·통일위원회 주최로 9일 오후 서문교회(담임 손달익 목사)에서 '2015년 세계교회와 함께 하는 광복/분단 70주년 한반도 평화통일 공동기도주일 예배'가 열렸다. "화해를 향한 발걸음"을 주제로 열린 이 날 행사에서는 황용대 목사(NCCK 회장, 기장 총회장)가 "화해를 향한 발걸음"(창33:1~12, 눅22:34)이란 주제로 설교했다.
황용대 목사는 "한반도 땅은 상처 받은 땅"이라 말하고, 일본에게 받은 상처와 6.25 참변으로 말미암은 상처들이 아직 치유되지 않았다면서 "평화통일이 이뤄지는 한 날, 우리는 완전한 해방의 기쁨을 맛 볼 것"이라 했다. 그는 "통일도 하늘에서 바로 이뤄주시지 않을 것"이라며 "시간과 여유를 갖고 우리가 하나하나 준비해 나가야 할텐데, 남북화해와 용서를 위해 적대적 감정을 형제적 감정으로 바꿔나가자" 했다.
이어 "상대가 가해자라 해도 용서하는 마음을 갖고, 차츰차츰 손을 길게 내밀어 먼저 나아가고 먼저 엎드리자"면서 "이것이 통일의 밑자리를 만들어 갈 것"이라 했다. 더불어 "원수는 괴뢰군이 아니다"라면서 "형님 얼굴 속에서 하나님 얼굴을 봤던 야곱처럼 기독교인들에게 용서 훈련, 화해의 발걸음을 만들어 나가는 훈련이 정말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그럴 때 에서와 야곱이 함께 얼싸안고 울었던 것처럼, 남북 역시 그럴 날이 앞당겨 질 것"이라 했다.
예배에서는 통일세대가 될 기독 청년들이 서로 다른 이들이 십자가 구속의 은총 아래에서 조화와 평화, 일치를 이루는 교회공동체의 모습을 상징하는 ‘한 몸 십자가’, 개신교와 가톨릭이 공동으로 번역한 최초의 성경인 공동번역, 조선그리스도교련맹이 번역하여 사용하고 있는 북한 성경, 전쟁의 상흔이 녹아있는 땅, 평화의 희망을 품고 있는 비무장지대 물과 흙 등 화해와 통일의 상징물을 들고 입장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참석자들은 서로 화해하지 못한 죄를 고백하고 통일된 한반도를 염원하며 회개와 용서의 시간을 가졌다. 또한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하여’, ‘남북관계 개선을 위하여’, ‘세계 갈등 지역을 위하여’ 기도했다.
김현호 신부(NCCK 화해통일위원회 서기)는 “뼛속 깊이 박힌 한이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는 기쁨으로 바뀔 그날이 속히 오게” 해달라며 기도하였고, 한미미 위원장(한국YWCA연합회)은 “폭력으로 폭력을 이기려는 어리석음으로 공멸에 이르지 않게” 해달라는 기도를 하였다. 미국장로교(PCUSA) 파송선교 동역자 이광원 목사는 대표기도에서 “지구촌 곳곳에서 여성과 어린이들이 폭력의 희생자가 되고 있다”며 “치유의 하나님이 저들을 품어 달라”고 간구했다.
또 참석자들은 NCCK와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위원장 강명철 목사)과 합의한 ‘2015년 한반도 평화통일 남북공동기도문’을 송병구 목사(남북공동기도문 초안자)의 인도로 함께 낭독했다. 기도문에서 “남과 북의 교회가 한마음으로 통일을 염원하며 기도하는 이 시간, 주님 우리를 평화의 사도로 삼으소서”라고 밝혔다. 또 “두려움을 이기고 화해의 전달자가 된 제자들처럼 그리스도인으로 부름 받은 나와 우리 모두가 ‘화목하게 하는 직분(고후 5:18)’을 온전히 감당하게 하옵소서”라고 간구했다.
이날 예배 참석자들은 갈라진 것을 이어 붙이고, 갈등하는 것을 화해시키며 십자가 위에서 모든 것을 완성하신 예수그리스도의 산 증인으로 살아가기를 다짐하였고, 손달익 목사의 축도로 예배를 마쳤다.
한편 이 예배는 1989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CC) 중앙위원회가 매년 8월 15일 직전 주일을 ‘한반도 평화통일 공동기도주일’로 지킬 것을 세계교회에 권고하였고, 2013년 WCC 제10차 부산총회가 이를 재확인하며 매년 8월 15일 직전 주일을 ‘한반도 평화통일 공동기도주일’로 제정하여 세계교회가 함께 하기로 결의한 데 따른 것이다.
예배에 앞서 김영주 총무는 인사말을 통해 “한반도 분단의 문제는 정치적 문제 이전에 선교의 문제”라며 “한국교회를 비롯한 세계교회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함께 기도해 달라”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