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미국 국제 복음주의 구호단체 사마리아인의지갑(Samaritan's Purse) 대표인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게이와 레즈비언 어젠다를 다른 나라들에 강요하고 있다"며 비판을 가했다. 그래함 목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서 동성애를 죄악으로 보는 대다수 케냐 교회들의 견해를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이 같이 지적했다.
그는 이 글에서 "우리 대통령을 게이와 레즈비언 어젠다를 고취시키러 지구 반바퀴나 멀리 떨어진 곳으로 보낸 줄은 몰랐다"며, "사마리아인의지갑은 케냐에도 지부를 두고 있고 그곳에서 오랜 기간 사역해 왔다. 내가 아는 사실은 케냐의 교회들은 성경이 동성애를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죄악이다. 죄악이 용인되어서는 안되며 죄는 죄로, 그것이 불러오는 결과 대로 알려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래함 목사는 "세계의 리더인 미국이 이제는 대통령을 통해서 부도덕을 수출하고 있다. 그 대가는 과연 얼마나 클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케냐에서 전한 연설을 통해서 아프리카 국가들이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이 문제에 대해 일관된 목소리를 내 왔다. 나는 법에 따라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대해야 한다는 원칙을 굳게 지지하고 있으며, 동성애자들 역시 법을 통해 동등한 권리의 보호를 받아야 하고, 국가가 성적 지향에 따라서 그들을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케냐에서는 동성애 행위는 징역 최고 14년에 처해질 수 있는 불법 행위로 간주되고 있다. 케냐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서 동성애 문제에 대한 양국의 가치관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은 "케냐와 미국은 많은 가치들을 공유하고 있다. 사랑과 민주주의, 진취적 정신과 그리고 가족적 가치다. 그러나 우리가 공유하지 않는 것들도 있다. 우리의 문화와 사회에서 동성애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라고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케냐 사회에서 오늘날 동성애자 인권의 문제는 그렇게 중대한 문제가 아니다"고도 밝혔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의 케냐 방문에 앞서서 현지 교계와 정계는 그가 케냐에 와서 동성애자 인권 문제를 거론하지 않기 바란다는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7월 초 이룬구 캉가타 의원은 나이로비에서 열린 전통결혼 지지 시위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게이 어젠다를 이야기할 것이라면 입을 다물고 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경한 발언을 했다.
또한 앞서 5월에는 700여 명의 케냐 목회자들이 오바마 대통령에 공동서한을 내고 "케냐에서 동성애 논의를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케냐복음연맹의 마크 카리우키 주교는 "미국 대통령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원한다"며, "그는 아프리카 국가를 방문할 때마다 동성애를 거론해 왔다. 그러나 동성애가 그가 우리나라에 와서 다룰 어젠다의 일부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