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올해 20주년이 되는 BIFF가 배우 강수연 씨를 공동집행위원장으로 맞아 이용관 집행위원장과 함께 올해 영화제를 치른다.
20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만난 강 위원장은 이달 6일 공동 집행위원장 선임 이후 일주일의 절반 정도를 부산에서 보낸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손님이었을 때와 손님을 맞아야 하는 주인의 입장이 이렇게 다른지 몰랐다"며 "방대한 업무를 다 파악해야 하고 영화제 전반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제대로된 '주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 분야별로 보고를 받고 모르는 것은 물어보면서 하나부터 열까지 배우고 있는 단계다.
공동 집행위원장 제도는 이 집행위원장이 부산시와 영화제의 갈등이 시작된 올해 2월 영화제 쇄신책 가운데 하나로 내놓은 방안이다.
당시 부산시가 영화제에 대한 지도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이 집행위원장의 사퇴를 종용했다는 논란이 제기됐고, 영화제가 조직적으로 반발하며 갈등이 고조됐다.
강 위원장은 자신의 선임 배경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강 위원장은 "(영화제와) 부산시와의 관계에 있어서 아무런 상관이 없다. 공동집행위원장 제안은 영화제 첫해부터 계속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영화제라는 특성상 국가별로 검열이나 정치적 성향, 체제, 제도 등 제약을 받는 영화가 많았다"며 "국제영화제는 어떠한 정치 성향도, 어떤 자본의 논리도, 어떤 시장에도 타협하지 않아야 좋은 영화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히려 앞다퉈 영화제에 뛰어들고 있는 중국 등 주변 국가들의 움직임을 "가장 큰 위기"라고 진단했다.
전세계가 아시아 영화시장의 잠재력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중국을 중심으로 정부의 엄청난 지원과 자본력을 토대로 BIFF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 위원장은 "부산영화제는 20년간 쌓아온 명성과 노하우를 토대로 앞으로 '아시아 최대 영화제'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게 가장 큰 숙제"라고 강조했다.
일단은 개막까지 두 달하고도 열흘 남은 기간에 영화제를 차질없이 준비하는게 급선무다.
미개봉 영화를 중심으로 편집 등 프로그래밍이 막바지 단계이고 각종 행사와 사무국의 서비스도 빨리 확정지어야 한다.
올해는 '아시아 필름 마켓'을 비롯해 아시아 배우를 조명하는 '아시아 캐스팅 마켓', 전세계 최초로 마련되는 '엔터테인먼트 지적재산권마켓' 등이 펼쳐진다.
강 위원장은 "부산영화제에 좋은 영화와 좋은 영화인이 모이는 게 당연하게 됐고,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는 그런 것을 당연하게 유지하는 게 큰 과제"라며 "다양한 마켓과 연계시켜 발전시키는 게 생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년 가까이 부산영화제를 지켜본 부산 시민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부산영화제는 부산 시민들의 애정으로 만들어진 영화제"라며 "부산영화제가 지금은 아시아 최대 영화제이지만 이것을 앞으로 유지하고 더 발전시키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약속했다.
1998년부터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을 맡아온 강 위원장의 임기는 2018년 7월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