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에 따르면 지난 14일 경제개혁연대는 동부증권 직원으로부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건에 대한 찬성 여부를 확인하는 전화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일(17일)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결과가 나오는 날이다. 경제개혁연대는 동부증권 계좌를 통해 삼성물산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동부증권 직원은 경제개혁연대에 전화해 합병 안건에 찬성할 것인지, 반대할 것인지를 물은 것이었다.
이에 경제개혁연대는 "반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와 관련해 질문하는 것이냐"라고 물었고 이에 동부증권 직원은 "그것도 있지만, 그것보다 찬성할 경우 위임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고, 이후 재차 전화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문제 때문에 연락을 한 것이다"라고 정정했다고 한다.
애초에 삼성물산 경영진 측 위임장 수집을 원활하게 하거나 주주들의 찬성·반대 의견 분포를 확인할 목적으로 전화를 했던 것이다.
이건 공정하지 못한 행위다. 삼성물산 경영진 측과 합병 반대 주주들이 치열한 의결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생긴 일이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러한 행위가 삼성물산 경영진 측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 하에서 진행되는 것인지, 나아가 직원 개인의 차원이 아닌 동부증권 본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만약 그렇다면, 이는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와 관련한 현행 자본시장법령을 위반한 행위이다.
이에 경제개혁연대는 동부증권에 질의서를 보내 ▲동부증권 직원이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합병에 대한 찬성 여부를 묻고 위임을 언급하는 연락을 하게 된 경위 ▲동부증권 본사 차원에서 이와 같은 행위를 하도록 지침을 내리거나 독려한 바 있는지 여부 ▲다른 회사의 유사 사례에서 경영진 측을 위해 고객들에게 연락을 한 경우가 있는지 여부 ▲이와 같은 행위가 관련 법규 및 동부증권 내부통제기준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대한 감사위원회와 준법감시인의 판단 등을 물었다.
'삼성물산소액주주연대' 인터넷 카페 등에는 경제개혁연대의 경우와 같이 증권사로부터 삼성물산 합병 안건에 대한 찬성 여부를 묻는 전화를 받고 의문을 제기하는 많은 글들이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물어보는 듯하면서 사실상 찬성 의결권을 모으고 있는 것 아니냐"라는 의견이 나오고있는 것이다.
이러한 의혹이 사실이라면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는 주주총회 결의의 적법성 여부를 두고 또 다른 논란이 벌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더 큰 혼란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업계에서는 주주총회에서의 표 대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상황이다. 주주총회에서 이러한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동부증권은 내부 단속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또 삼성물산 역시 공정한 절차에 의해 주주총회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