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시작부터 전국을 꽁꽁 얼어붙게 한 '북극발(發) 한파'가 이번 겨울이 지나기 전에 한두 차례 더 찾아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청은 이달 중순과 하순에 기온의 변동 폭이 클 것이라는 전망을 5일 내놨다. 특히 하순에는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져 추운 날이 있겠다고 내다봤다.
2월은 원래 한겨울 추위를 몰고 오는 대륙고기압의 세력이 서서히 약해지는 때다. 대륙고기압과 이동성 고기압이 번갈아 찾아오고 기압골의 영향도 받아 날씨 변화가 심하다.
올해 비교적 추운 2월이 예상되는 이유는 지난달 중순까지 소강상태를 보이던 대륙고기압이 최근에는 예년보다 강한 세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이달 하순 대륙고기압과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차례로 받다가 대륙고기압이 일시적으로 확장하면서 기온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북극의 한기가 북반구 중위도 지역까지 자주 내려오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북극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공기의 소용돌이는 북극의 한기가 남쪽으로 밀려내려가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북극지방과 중위도 지역의 기압 차이가 줄면 이 소용돌이가 약해져 한기가 남하하게 된다.
이 소용돌이가 강약을 되풀이하는 북극진동(Arctic OscillationㆍAO) 현상은 중위도 지역의 추위에 큰 영향을 준다. 최근 비슷한 시기 우리나라와 유럽에 혹한이 몰려오고 일본에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북극진동을 지수화한 '북극진동지수(AOI)'는 대개 ±4의 범위에서 오가는데 음(-)의 값이면 중위도 지역이 추워진다. 서울의 기온이 -17.1도까지 떨어졌던 지난 2일 AOI는 -3.5 안팎을 기록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의 자료를 보면 서울의 평균기온이 평년(-2.4도)보다 크게 낮은 -7.2도를 기록한 지난해 1월 평균 AOI는 -1.683이었다. 반면 평균기온 0.4도로 포근한 겨울을 보냈던 2007년 1월은 2.034로 높았다.
NOAA는 당분간 AOI가 음의 값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북극의 한기가 계속 남하한다는 얘기다.
특히 이달 중순에는 -2 아래로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내뿜는 찬 공기와 북극의 한기와 합쳐지면 우리나라에 큰 추위가 올 가능성이 크다.
다만 북극진동에는 북극지방의 기온부터 적도지역의 대류활동까지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예측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기상청은 당장 화요일인 7일부터 주 후반까지 -10도 안팎의 추위를 예상하면서 이달 말까지 한두 차례 강한 한파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대륙고기압이 세고 북극 한기도 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한파가 몰려올 요인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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