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2012년 '육군 5163 부대'라는 이름으로 8억 원이 넘는 규모의 예산을 사용하여 이탈리아 해킹업체 '해킹팀'에서 해킹프로그램(RCSㆍ리모트컨트롤시스템)을 구입해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정치인은 물론 민간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사찰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탈리아 해킹업체 '해킹팀(Hacking Team)'의 해킹 프로그램을 구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이 2013년 3월26-27일 이 회사 관계자들을 한국으로 불러 '유지보수' 훈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구체적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음에도 (지난 7월14일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이병호 국정원장은) 국정원은 '해킹프로그램을 구입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대북심리전을 위해 사용했을 뿐 국민을 대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발뺌하고 있다.
하지만 2013년 7월17일 '고객' 국정원의 문의메일(devilangel/데빌엔젤, 악마천사)에 포함된 캡쳐화면에 따르면 국정원은 데스크톱과 모바일을 포함하여 최소 17개 목표물을 실제로 감시하고 있었다. 또한 국정원이 목표로 삼은 PC나 휴대전화 음성 통화, SNS에 대한 도·감청이 가능한 상태였다고 볼 수 있으며, 2015년 7월1일자 이메일이 작성된 것을 보아 국정원은 지금도 이 감시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고 운용 부서는 2차장 산하 국내정치파트로 추정된다.
국정원이 구입한 해킹프로그램 RCS (리모트컨트롤시스템/Remote Control System)는 데스크톱과 모바일 기기를 모두 감시할 수 있고, 지메일, 페이스북은 물론 SNS의 통신 내용까지 감시할 수 있는 것으로, 국정원은 휴대전화에서 음성대화 모니터링 기능을 요구했고 관련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정원이 국민의 혈세로 불법 장비를 구입하여 민주주의를 송두리째 흔들며 법원의 영장도 없이 조직적으로 국민의 사생활을 들여다본 범죄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현 정부는 국정원이 현행 법률에서 아무런 근거를 가지고 있지 않은 감시 프로그램을 사용하면서 불법적인 '해킹' 기법을 사용하였는지? 그동안 휴대전화를 얼마나 어떻게 도·감청해 왔는지?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누구를 대상으로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여 국민에게 낱낱이 밝혀야 한다.
우리 국민은 국정원에 이런 권한을 부여하지 않았다. 현 정부는 정확한 실태를 파악한 후에 불법을 저지른 관련자들을 모두 처벌해야 하며, 반드시 국정원을 개혁해야 한다. 또한 국민의 동의 없이 불법으로 국민을 감시하고 사찰, 통제하는 통치방식은 국민적 저항을 불러올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5. 7. 15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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