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5%로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9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6월 금리인하의 배경이 됐던 메르스의 확산세가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회복세를 지켜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연 2.00%에서 1.75%로 인하한 이후에도 수출 부진이 계속되고, 미약하게나마 개선세를 보이던 소비마저 메르스의 여파로 흔들리자 지난 6월 사상 최저수준인 1.50%로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당시 한은은 '선제적 조치'라는 전제를 달았다. 빠른 확산세를 보인 메르스 사태를 그대로 둘 경우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해 경기 심리와 소비 위축을 회복시키겠다 계산에서였다.

지난 해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4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포인트나 내렸기 때문에 두 달 연속 금리인하는 부담이었다.

특히 금리 인하 후 급증한 가계부채는 심각한 수준이다. 한은은 지난 달 30일 국회에 제출한 2015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가계의 재무건전성이 나빠졌다"는 진단을 내놨다. 가계신용통계기준 가계부채는 올 3월 말 기준 1099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3% 증가했다.

여전히 수출은 부진하고 내수는 얼어붙어 있지만 메르스 사태에 따른 소비 심리는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정부가 추경예산 편성을 포함한 재정보강 정책을 들고 나선데다 금리인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점을 고려할 때 실물 경기의 뚜렷한 회복세를 지켜보기 위해서는 금리인하보다는 금리 동결 카드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에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다"면서도 "국내 경제는 확장적인 거시경제정책과 메르스 사태의 충격 진정 등에 힘입어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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