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그 많던 청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미국 바나리서치 바나그룹의 대표 데이비드 키네먼의 이 질문은 미국의 기독교 현실일 뿐 아니라 한국 기독교의 화두이기도 합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한국교회 내 청년들의 수는 급감하기 시작했으며, 청년부 모임이 20명 미만인 곳이 한국교회 내 80%라고 합니다. 이들 중에서도 대다수 교회는 이름만 청년부인 경우도 허다합니다. 하지만 거리를 나가보면 상황은 다릅니다. 대학청년 세대의 문화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홍대, 가로수길, 이태원 등에는 날마다 젊은이들로 꽉꽉 차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되었는가에 대한 질문과 성찰은 다양하겠지만 이들에게 다가서는 교회는 많지 않습니다. 아니,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고 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우리 광림교회 청년선교국은 이러한 시대적 상황, 교회의 현실을 돌파하고자 작년부터 도전적인 실험을 해 오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을 교회 안으로 끌어당기기는 것 이전에 교회가 먼저 저들의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김정석 담임목사님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우리는 가로수길 카페 'To The Different'에서 매 주일 오후 1시에 <카페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를 돌아보면 참 쉽지 않은 여정이었습니다. 가로수길에 있는 수많은 카페들 중 어느 한 곳도 예배를 위해 대관해 주는 곳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반(反)기독교적 정서이기도 했고, 매장 이미지가 타격을 입을까 하는 염려로 인해 우리는 많은 곳을 돌아다녔음에도 불구하고 거절만 당했습니다. 그러던 중 새로 오픈 한 카페 'To The Different'를 만나게 되었고, 신앙인인 점장님의 배려로 기독교적 색채를 최대한 배제한 문화공연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시도는 예전적 예배가 아닌 문화 예배입니다.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거리낌 없이 다가설 수 있는 '세상 사는 평범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 안에 성경적 가치관을 내재하여 복음이 흘러가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성경을 펴지도 않고, 찬송가를 부르지도 못하지만, 이 시대의 청년들이 겪는 정말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 속에서 주님을 발견합니다. 함께 노래하고 함께 어우러지면서 자연스럽게 임마누엘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6월 <카페예배> 주제는 '여행'이었습니다. 라디오 진행 형식으로 청년들은 일상에서 여행이 어떤 의미로 다가오고 인생의 가치와 뜻을 찾기 위해 무엇이 중요한가를 서로 나누었습니다. 이제 시즌1을 마무리하고 7월 둘째주부터는 '미술치료'를 주제로 하우스밴드를 초청하여 문화적 관계를 통해 주님의 사랑을 전하려 합니다. 물론 이것이 쌓이고 쌓이면 언제라도 교회공동체로의 초청이 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젊은이들의 가슴에 더 가까이 다가서는 평범함이 더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쉬는 시간, 쉼표>라는 이름은 안식을 말합니다. 3포, 5포라 하고 88만원 세대, 잉여세대라 취급당하는 이 시대의 숨 가쁜 청년들에게 우리는 안식을 전하고 싶습니다. 잠시라도 참된 숨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 소망으로 헌신하는 <쉬는 시간, 쉼표>는 우리의 간절한 예배이고 눈물의 기도이며, 뜨거운 사랑입니다.
우리는 주님을 정말로 사랑합니다. 우리는 주님이 사랑하시는 이 세상을 정말로 사랑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로수길로 달려갑니다!
/광림교회 청년선교국 이병무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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