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한국교회의 분립개척은 최근에 갑자기 발생한 새로운 운동은 아니다. 선교 초창기에는 자연스러운 분립 개척이 이뤄졌고, 한 지역에 세워진 교회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그 교회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는 일은 지극히 일상적인 일이었다.
그렇지만 분립개척이 새롭게 주목을 받게 된 것은 1980년대 이후에 벌어진 현상이다. 대형교회의 구조적 한계를 목격하면서, 새로운 대안으로 분립개척을 추구하는 교회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한 두 교회의 특별한 개척방법으로 여겨졌지만, 여러 교회들이 분립개척을 시도하면서 이제 이것은 나름대로 하나의 대안운동으로 자리를 잡았다.
29일 남서울교회(담임 화종부 목사) 설립 40주년 기념세미나에서, 안진섭 목사(새누리2교회)는 교회개척을 화두로 "한국교회의 분립개척운동이 나아갈 길"이란 주제를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그는 한국교회 분립개척운동을 소개하고, 그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안진섭 목사는 분립개척이 "한 지역교회보다는 하나님 나라가 더 중요하다고 믿는 신학에 기초한다"고 말하고, 교회의 공동체성 회복과 다음 세대를 길러서 영적 계승을 이루어가는 운동이라고 소개했다. 또 나들목교회 남서울교회 새누리교회 샘물교회 영동교회 잠실중앙교회 향린교회 향상교회 등이 한국에서 분립개척을 시도했고, 미국의 노오쓰우드교회(Northwood Baptist Church)가 해외 사례로는 가장 대표적이라고 손꼽았다.
특히 안 목사는 분립개척을 할 때 주의사항에 대해 ▶내부 갈등에 흔들려 분립개척이 무산되지 않게 하라 ▶모교회는 간섭 말고 지원만 하라고 당부하고, ▶변칙 세습을 위한 위장 분립개척 ▶지교회 형태의 분립개척운동 ▶프랜차이즈교회 형태 ▶다툼으로 분열되는 형태의 분립개척 등은 지양되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분립개척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회심 성장을 추구하는 분립개척을 하라 ▶공동체성을 강화하는 분립개척을 추구하라 ▶분립개척한 교회들의 건강한 네트워크를 만들라 ▶각 지역중심의 분립개척을 하라 ▶기존의 작은 교회와 연대하는 교회를 세우라고 당부했다.
안 목사는 "한국교회 분립개척이 이제 새로운 운동의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데, 한국교회가 대형화의 흐름을 타면서 잊혀졌던 것일 뿐 사실 분립개척은 그다지 새로운 것은 아니"라고 말하면서 "다행히 최근 여러 교회가 분립개척을 하면서 한국교회를 갱신할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게 됐다"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분립개척이 한 때의 유행이 아니라 의미 있는 운동으로 정착하려면 바른 신학적 기반 위에서 작은 교회들과 연대하고 상생하는 하나님 나라 운동으로 발전되어야 할 것"이라 말하고, "그렇게 된다면 철저히 자본주의적 약육강식의 정글이 되어 버린 한국교회의 영적 생태계를 바로 잡는 새로운 상생의 모습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 했다.
한편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변함없는 부르심"을 주제로 열린 남서울교회의 설립 40주년 기념세미나에서는 안진섭 목사의 발표 외에도 교회개척 주제로는 김종일 목사(동네작은교회)가 "보냄받은 공동체를 만들라"는 주제로 발표했으며, 이외에도 통일과 부흥, 선교 등의 주제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발제하기도 했다.